제262화
“도련님, 들어가도 될까요?”
문밖에서 엄철용의 목소리가 불쑥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기까지 1센티미터도 채 남지 않은 순간이었다.
임이서는 목이 터져라 뛰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연시윤을 밀쳐내고 그의 품에서 튀어나오듯 달려 나갔다. 허겁지겁 뛰느라 은침 상자조차 챙기지 못했다.
문이 열리자 임이서는 돌풍처럼 엄철용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어리둥절한 엄철용이 뒤에서 외쳤다.
“이서 씨, 천천히 가세요. 계단 조심하셔야죠!”
임이서는 곧장 아래층으로 달려갔다.
혹시 엄철용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까 봐 맞은편 침실로 돌아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방 안으로 들어온 엄철용은 어두운 얼굴로 앉아 있는 연시윤을 보고 잔뜩 긴장했다. 그의 화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걸 단번에 느꼈다.
“도련님, 훈련소 담당자와 연락이 됐습니다. 작은 도련님을 편입생으로 받으려면 큰 도련님을 직접 뵙고 확인할 게 있다고 합니다.”
연시윤의 시선이 번개처럼 꽂혔다. 그 살벌한 눈빛에 엄철용은 식은땀을 흘렸다.
“원하지 않으시면 바로 거절하겠습니다만...”
“일정 잡아요.”
연시윤이 차갑게 말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정돈한 뒤 다시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여기 정리해요. 도우미 부르지 말고 엄 집사가 직접.”
“알겠습니다.”
연시윤은 몇 걸음 걷다가 옆 책장을 가리켰다.
“이쪽 책 전부 저쪽 책장으로 옮겨요. 누구한테도 시키지 말고요.”
엄철용은 연신 땀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임이서는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양어머니는 이미 잠들었고, 그녀는 호숫가로 나가 밤바람을 맞았다.
시원한 바람이 낮의 열기를 식혀 주었지만, 조금 전 생긴 열기는 진정되지 않았다.
임이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머릿속에는 아슬아슬했던 장면만이 반복 재생됐다.
그녀는 연시윤의 허벅지 위에 앉아 있었고, 짙은 남성의 체취가 온몸을 파고들었다.
눈앞의 치명적인 얼굴이 점점 다가왔고, 깊은 눈동자가 뜨겁게 입술을 바라보았다.
정말, 단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