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화
임이서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욕실에서 나와 말했다.
“침대 가장자리로 누워요. 제가 마사지해 줄게요.”
연시윤은 책을 덮은 채 꿈쩍도 하지 않고 그녀를 조용히 꿰뚫어 보았다.
“이리 와.”
반사적으로 경계심이 올라온 임이서가 물었다.
“왜요?”
대답 대신 깊은 눈빛만이 강한 압박처럼 쏟아졌다. 심장 박동이 빨라진 임이서는 긴장한 채 다가섰다.
연시윤이 상체를 숙이며 다가왔다.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가 번졌고, 뻗은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볼을 살짝 꼬집었다.
“이 시간에야 들어오다니, 벌이야.”
임이서의 얼굴이 순식간에 발갛게 달아올랐다. 한 발 뒤로 물러나 뺨을 가렸지만, 전혀 아프지도 않은데 손끝이 달아올랐다.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요.”
그녀의 긴장이 고스란히 전해지자, 연시윤은 짧게 한숨을 쉬고 더는 놀리지 않았다. 그는 책을 내려놓고 침대 가장자리에 느긋이 등을 붙였다.
임이서는 그의 풍성한 짧은 머리를 바라보며 손을 올려 부드럽게 지압하기 시작했다. 연시윤은 눈을 감고 미간을 풀며 분명히 즐기는 기색이었다.
“오늘은 여기서 자.”
그가 불쑥 말했다.
임이서는 깜짝 놀랐다. 아무리 연애라지만 이 속도는 너무 빠르지 않나 싶었다.
두피 위에서 떨리는 손끝을 느낀 연시윤이 입꼬리를 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네 침대도 챙겨 놨어. 무슨 상상 중이야?”
임이서는 허둥지둥 주위를 살폈다. 침대 끝 옆에 언제 놓였는지 작은 침대가 보였다. 너무 긴장한 탓에 알아채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녀는 입술을 끌어내리며 황급히 부정했다.
“변태 같은 상상 안 했어요!”
연시윤이 장난스러운 웃음을 얹은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혹시 내가 너랑 한 침대 쓰자고 할까 봐 겁났어?”
“설마요! 그렇게 빠를 리 없잖아요!”
“그럼 이제 우리 사귀는 거 맞네?”
임이서는 말없이 동그란 눈만 깜빡였다.
“응?”
연시윤이 낮고 단단한 한 음절로 재촉했다. 짙은 눈동자가 다시 떠서 그녀를 태울 듯 응시했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얼굴이 시뻘건 걸 느낄 수 있었다. 피할 구석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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