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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임이서는 침실에서 국제 올림피아드 대비 문제를 풀고 있었다. 반달 뒤 열리는 전국 대회를 위해서다.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고 연시윤의 옆에 설 자격을 얻기 위해서도 그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했다. 그래서 저녁 시간조차 단 한 순간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았다. 한창 집중하던 중 휴대폰 벨이 울렸다. 발신자는 임씨 가문 별장의 김선자였다. 임이서는 생각 없이 받았다. 그런데 들려온 목소리는 낮고 무거운 임도현의 것이었다. “임이서, 나야.” 임이서는 즉시 미간을 찌푸리더니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네가 보낸 물건 받았다. 그거 내가 잃어버린 거야. 언제 발견한 거지? 솔직히 말해.” 손가락을 멈춘 임이서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번에 청령 마을 갔을 때 찾았어. 그 세 점 골동품이 왜 내 침실에 나타났는지 제대로 조사해 봐.” “네가 훔쳐 간 건 아니라는 말이지?” 임이서는 기가 막혀 웃었다.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그녀는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곧 다시 벨이 울렸다. 끊어 버렸더니 김선자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아가씨, 한 번만 받아 주시면 안 될까요? 안 그러면 큰 도련님이 저를 해고하신대요.] 김선자의 사정을 생각해서 임이서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정말 어이가 없네. 이런 장난 재밌어?” 임이서가 싸늘하게 물었다. 임도현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이어졌다. “그 골동품들 네가 훔친 건지 아닌지, 이번에는 네가 뭐라고 해도 믿을게.” 임이서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바보가 아닌 이상 당연히 알겠지, 내가 아니라는 걸. 그런데 자꾸 이렇게 묻는 건 내가 인정할 때까지 귀찮게 굴겠다는 거잖아. 짜증 나니까 자꾸 나 건드리지 마.” “임이서, 이 정도 소란 피웠으면 좀 그만할 때도 됐잖아. 언제까지 이럴 거야?” 임도현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골동품을 돌려보낸 건 네가 예전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우리가 오해했다는 걸 알리고 싶은 거 아니야? 그럼 돌아와. 우리가 보상해 줄게.” “보상? 또 창고 방에 처박아 두고 한 달에 1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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