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본지 대사관에서 피습당하다
나도 사실 좀 놀랐다.
내가 알던 심우진은 성격도 까칠하고 워낙 도도한 성향이라 주변 사람들이 늘 본인을 맞춰줘야 하는 스타일이었다.
심우진은 말수도 적은 편이라 고민아처럼 조용한 애랑 같이 있으면 썰렁한 분위기에서 대체 무슨 얘기를 할까 싶었다.
게다가 두 사람을 잘 알고 있는 내가 보기에는 고민아에게 더 좋은 사람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고민아는 너무 순하고 착한 애라서 심우진처럼 새침하고 독설도 막 날리는 남자랑은 잘 맞지 않을 것 같았고 자칫하다가는 상처만 받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고민아에게 심우진을 좋아하는 마음을 억지로 접으라고 할 수도 없었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머리로 멈춘다고 해서 멈출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문을 열었다.
“나랑 심 선배는 그렇게까지 친한 사이는 아니야. 어제 인터넷에 올라온 글은 완전 루머였고 정확한 상황은 주 삼촌이 다 알고 계셔. 그리고 심 선배는 제국대 의대 출신이야. 우리랑 같은 스승인 양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동문이야.”
고민아는 내 손을 잡으며 웃었다.
“은진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돼. 난 널 믿어. 그냥... 우리가 이렇게 친하니까 네가 그 사람이랑 좀 아는 사이라면 나도 괜히 그 사람한테 더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런 거야...”
그 말을 듣는데 나는 괜히 마음이 찡했다.
사랑에 빠진 여자는 다 똑같은 것 같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고 그 사람 인스타를 슬그머니 엿보고 싶고 그 사람 지인에게 그 사람의 소식을 슬쩍 물어보고 싶어 하는 게 여자 마음인 것 같았다.
나 역시 주성훈을 좋아하게 되고 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성훈의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나도 혹시 주성훈에게 사랑받고 있는 건 아닌가 착각하고 또 바라곤 했다.
혼자만 빠져드는 그런 사랑은 조금은 비참했지만 또 그만큼 달콤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고민아의 손을 더 꽉 잡으며 말했다.
“정말 좋아한다면 한번 대시해 봐. 직접 부딪혀봐야 결과를 알 수 있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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