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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옆집에 이사 온 남자

이강우를 못 본 척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게 오래 버틸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 한참 고민하던 백아린은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 “태준 씨, 웬일로 저 데리러 오셨어요? 저 버스 타면 되는데. 아, 맞다! 아까 그 남자애 보셨어요? 제가 점을 좀 봤는데요, 나중에 분명 수십억 자산가가 될 거예요. 그래서 제가 미리 투자 좀 해놓으려고요. 나중에 시집갈 때 혼수라도 넉넉하게 해가야죠.” “수십억 자산가?” 강태준이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리며 되물었다. 말투엔 감정이 실려 있지 않았지만 본래부터 배어 있는 고귀하고 냉정한 기운 탓인지 은근히 비웃는 기색이 느껴졌다. 그제야 백아린은 깨달았다. 지금의 강태준은 무심히 건넨 선물 하나가 이미 수십억을 훌쩍 넘는데 그런 사람 앞에서 ‘몇 년 뒤 수십억 자산가’를 겨냥한 셈이니, 웃기지도 않았다. 헛웃음을 흘린 백아린이 변명처럼 말했다. “태준 씨, 세상에 모든 사람이 태준 씨처럼 타고난 머리랑 재능을 가진 건 아니잖아요. 죽을 때까지도 수십억 못 모으는 사람이 태반이에요. 그러니까 강영시에 그런 사람이 하나 나온 것도 대단한 거죠. 특히 저 같은 여자 입장에선요. 힘들게 돈 벌 바엔 유망주에 투자해서 가만히 앉아 수익 받는 게 낫죠. 그래야 태준 씨랑 더 오래, 더 재밌게 놀 수 있잖아요.” 그 말과 함께 백아린은 그의 무릎 위에 올려진 손을 살짝 덮고 손등을 가볍게 쓸었다. 강태준의 몸이 순간 미묘하게 굳었다. 그리고 귀에 맴도는 말. ‘태준 씨랑 더 오래, 더 재밌게 놀 수 있잖아요...’ 차갑던 공기가 서서히 누그러지고 차 안의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백아린은 속으로 안도하며 손을 거두려 했다. 그런데 강태준이 갑자기 그 손을 붙잡더니 그녀의 손등을 가만히 문지르며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흘렸다. “전업으로 내 아내 하면 놀 시간은 훨씬 많아질 텐데.” 순간, 백아린의 머릿속에 번쩍 스친 생각. ‘...나를 먹여 살리겠단 소리야?’ 백아린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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