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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누가 나더러 못 산대?

매장 점원이 웃는 얼굴로 다가오며 아부조로 말했다. “두 분, 혹시 청소기랑 침구 청소기 보러 오신 건가요? 방금 새로 들어온 최신 제품이 안쪽에 전시돼 있습니다.” “안내해 주세요.” 방소희는 마치 부하를 부리는 듯 고개를 살짝 들고 명령하듯 말했다. 그러나 점원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 친절하게 두 사람을 안쪽으로 안내했다. 이렇게 거들먹거리는 사람이면 분명 돈이 많겠다고 생각했으니까. 백아린은 그쪽에 관심을 두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세탁기 진열대를 계속 살폈다. 지금은 ‘화이트 구스’라는 브랜드가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고 매장에 있는 세탁기 대부분이 전부 화이트 구스 제품이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 브랜드는 다른 회사에 인수될 것이다. 누가 지금 이런 절정의 시기에 화이트 구스가 몰락할 거라고 상상이나 하겠는가. 마치 휴대폰의 절대 강자였던 ‘도키아’처럼 잘못한 게 하나도 없었는데도 결국 경쟁에서 밀려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 사실을 아는 백아린은 속으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방소희는 안쪽으로 걸어가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백아린이 화이트 구스 세탁기를 보며 못내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보았다. 그 모습이 방소희 눈엔 ‘나 이거 못 사요’하고 말할 것 같은 가난한 티가 나는 표정으로 보였다. 방소희는 걸음을 멈추고 비웃으며 말했다. “백아린, 네가 이런 데를 다 와? 뭐, 눈요깃감 보는 건 공짜지만 그렇게 눈만 굴리고 있으면 점원분들이 영업하는 데 방해되잖아?” “소희야, 얘는 누구야? 아는 애야?” 최금화가 백아린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교육계 쪽 사람이라 그런지 노골적으로 사람을 깔보진 않았지만 시선에 미묘한 경계심이 묻어 있었다. 방소희가 최금화의 팔을 끼며 말했다. “그럼요. 우리 학교에서 꽤 유명한 애예요. 저랑 같은 반이기도 하고요. 예전엔 머리에 온갖 색을 들이고 수업 빼먹기 일쑤에 싸움질, 절도, 연애질까지 하던 애였어요. 성적은 늘 꼴찌고요.” “그런데 요즘 갑자기 성격이 바뀌어서 전에 좋아하던 남자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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