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모두 토해내게 할 테니까
백아린의 얼굴이 순간 싸늘하게 굳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여긴 아주머니가 올 데가 아니에요. 지금 당장 나가 주세요.”
지난번 돈을 돌려받은 후로, 장옥희는 크게 문제를 일으키진 않았지만 백아린이 학교 다니는 동안 자주 할머니를 찾아와 괴롭히곤 했었다.
돈을 내놓으라 조르거나 그냥 손 가는 대로 이것저것 가져가곤 했다.
심지어 세제 한 봉지라도 놓치지 않을 정도였다.
할머니는 늘 눈감아 주셨다.
백아린도 시험 준비로 바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염치없이 또 찾아오다니.
장옥희는 백아린의 말을 듣고도 자리를 뜰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녀는 오히려 테이블 앞에 앉더니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아린아, 그게 무슨 태도니? 나를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린 이웃이잖아. 이웃이랑 같이 밥 좀 먹으면 안 돼? 너 그게 무슨 버릇이야?”
백아린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장옥희의 말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사람들의 정이 훨씬 더 깊었다.
특히 이런 외진 동네일수록 이웃 간에 서로 마음을 나누며 지내는 일이 흔했다.
밥상에 젓가락 하나라도 안 내놓으면 동네에 금세 소문이 퍼졌다.
“저 집은 얼마나 구두쇠인지 밥 먹으러 가도 밥 한 숟가락 안 준대!”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대개는 예의상 조금 맛만 봤지, 밥 얻어먹으려고 일부러 찾아온 사람은 드물었다.
그런데 장옥희는...
백아린이 무슨 말을 더하려고 했지만, 이때 추금선이 과일 접시를 들고 나왔다.
“온 김에 같이 먹지, 뭐.”
백아린은 장옥희에게 쉽게 끌려들고 싶지 않았다. 싫은 사람에게는 쌀 한 톨도 주기 싫었다.
하지만 할머니의 말씀도 있었고, 또 여기서 당분간 지내야 하니 일을 크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백아린은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앉아 장옥희를 더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강태준도 교양 있는 사람이라 아예 장옥희를 없는 사람 취급했다.
장옥희는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젓가락을 들었다.
굴을 껍데기째 입에 넣었다.
이어서 이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어머,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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