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4화
온채하는 결국 운성 빌리지로 돌아가지 않았다. 차는 한 고급 음식점 앞에 멈춰 섰다.
배도윤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밥부터 먹고 가자.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여.”
그의 말처럼 그녀의 상태는 정말 좋지 않았다. 온채하는 정신이 몽롱한 채로 그의 뒤를 따라 식당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식당은 아주 고급스러워 보였다. 입구부터 시작해 정자와 누각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온채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배도윤의 뒤를 묵묵히 따르느라 멀지 않은 곳에 누군가 서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사람은 바로 조예림이었다.
이날 조예림은 몇몇 부유한 사모님들과 함께 식사하러 이곳을 찾았다. 그녀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지만 배도윤과 온채하를 발견하는 순간 미묘하게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는 거의 반사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막아 세울 뻔했다.
그래도 조예림은 밖에서는 어느 정도 세상 물정을 아는 사람답게 태연한 척하며 옆쪽 방을 가리켰다.
“도착했네요, 바로 여기예요.”
다른 사람들은 온채하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몇 마디 나누며 먼저 방 안으로 들어갔다.
조예림은 맨 뒤에서 따라가다가 방 안의 사모님들에게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 먼저 식사하세요. 저는 화장실에 좀 다녀올게요.”
안에서는 농담이 오갔다.
“승호는 정말 대단하던데요? 도향읍 쪽 정부 협력 프로젝트도 결국 그 애가 따냈잖아요. 이제 편하게 살 일만 남았겠네요.”
다른 사람이 바로 맞장구쳤다.
“승호 그 애는 진짜 우수하죠. 집으로 돌아온 뒤로는 로켓처럼 치고 올라가더라고요. 결혼만 안 했으면 아마 배씨 가문의 문턱이 닳도록 사람들이 줄을 섰을걸요?”
“바보 같긴. 배씨 가문엔 아직 결혼 안 한 아들이 한 명 더 있잖아요.”
순간 방 안이 몇 초간 조용해졌다가 모두 재빨리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
이건 배도윤이 못나서가 아니었다.
문제는 배승호의 수완이 너무나 탁월하다는 데 있었다.
그가 집안에 돌아와 맡은 모든 프로젝트는 하나같이 완벽하게 마무리되었고 배도윤이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일들조차 결국 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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