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6화
그때의 온채하는 너무도 순진했다.
진심을 내어주면 반드시 진심으로 돌아올 거라고 믿었고 배승호가 절대 이 사랑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배도윤 앞에서 수없이 어리석은 말을 내뱉곤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몸이 달아오를 만큼 부끄럽고 어처구니없다.
그런 민망함이 몸 안에서 뜨거운 불길처럼 번져가며 그녀를 태웠다.
젓가락을 집으려 손을 내밀었지만 손끝이 몇 번이나 떨려 결국 집을 수가 없었다.
열기는 점점 더 짙어져 심장을 뜨겁게 지피며 눈앞의 테이블조차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뜨겁기만 한 게 아니었다.
온몸이 간질거렸고 마치 무언가가 피부 위를 기어다니는 것 같았다.
온채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는 자신을 억제하려다 보니 온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채하야, 너 왜 그래?”
배도윤은 그녀의 달아오른 얼굴을 보고 이마에 손을 대려 했지만 온채하는 깜짝 놀라며 몸을 피했다.
그녀는 겁에 질려 뒤로 물러섰으나 힘 조절을 못 한 채 몸 전체가 뒤로 기울며 의자째 바닥으로 넘어졌다.
다행히 뒤통수를 세게 부딪치진 않았다.
간신히 몸을 일으키려는데 배도윤이 황급히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
온채하의 머릿속은 이미 흐릿하게 뒤엉켜 있었다.
순간, 그녀는 배도윤을 배승호로 착각했다.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붙잡으려 했지만 더 이상 깨어날 수 없었다.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건 스물한 살 시절의 배승호였다.
그가 갓 배씨 가문으로 돌아와 매일 각계각층의 사람을 만나야 했던 그때, 조예림은 온채하가 그를 따라다니지 못하게 별별 방법으로 막았다.
심지어 배승호에게 자신이 무서워서 안 가는 거라고 말하라고 강요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배승호는 늘 불평하곤 했다.
“뭐가 무서워? 그냥 내 곁에 있어. 이 사람들을 알아두면 너한테도 도움이 될 거야.”
그녀는 늘 아무 말 없이 침묵으로 버텼다.
배씨 가문에 머물던 그 몇 달 동안, 온채하는 거의 방 안에 틀어박혀 지냈다.
그녀는 스물한 살 이전의 배승호를 너무도 그리워했다.
운성 빌리지에서 함께한 3년 내내 단 한 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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