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0화
온채하는 침대 옆에 앉아 배승호가 진짜 잠들어 있는 걸 보았다.
배승호는 체면 때문에 지금까지 쭉 억지로 버티고 있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눈꺼풀에 드러난 피로를 숨기지 못했다.
온채하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나도 예전의 배승호가 다시 돌아오면 좋겠어.”
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
한편, 병원에 있던 신우혁도 이 시간에 깨어 있었다.
그의 두 다리는 심하게 골절되어 당분간 걸을 수 없는 상태였다.
온이윤은 밤새 신우혁의 곁을 지켰다. 드디어 그가 눈을 뜨자 눈물이 금세 흐르기 시작했다.
신우혁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깨닫고 처음에는 죄책감에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녀의 눈물이 멈추지 않자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다.
그러면서도 참을성 있게 달랬다.
“그만 울어. 난 괜찮잖아?”
어젯밤 안개가 너무 짙어서 그는 그 차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만약 진짜 사고가 났다면...’
최근 자신이 전지혜에게 조금 과하게 관심을 보였던 걸 떠올리며 그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밖에서 전지혜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혁 오빠, 정말 괜찮아요?”
전지혜가 문을 열고 들어왔고 온이윤은 보자 발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황급히 웃으며 인사했다.
“부서 사람들이 오빠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더러 대표로 안부를 전하러 가라고 했어요.”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곁에 놓았다.
신우혁의 얼굴에는 순간 당황이 스쳤지만 너무 티 나지 않게 단단히 마음을 다잡았다.
“일에 지장을 준 건 아니지?”
“아니에요, 전혀요.”
온이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밤새 곁을 지키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했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병실을 떠나 쉬어야 했다.
“여보, 나는 방에 가서 좀 쉴게. 이따 친척 장례식에 가야 하거든.”
아직 온 교수 이야기는 신우혁에게 말하지 못했다.
요즘 신우혁은 너무 바빠서 기회가 있어도 전화가 오면 곧바로 나가버리곤 했다.
그녀가 떠나자 전지혜는 일부러 문가까지 가서 온이윤이 떠난 걸 확인하고는 금세 눈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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