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5화
두 사람 사이의 추억이 하도 많았던 탓에 다 지우기가 힘들었다.
배승호는 도무지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답답함이 밀려왔다.
“내가 온채하한테 아무 감정도 못 느낀다고?”
성시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감정은 당사자만 알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었다.
“그날 집에 들어갔었는데 온채하가 소파에 조용히 기대어 있는 걸 보니까 마음이 엄청 편안했어.”
병원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마음이 불안하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다른 사람들에게 쉬이 말할 수 없었다. 온채하를 떠올릴 때마다 감정이 복잡해졌다.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발신인은 여전히 배정환이었다.
배승호는 대충 화면을 보더니 바로 수신 거절 버튼을 눌렀다.
그때까지만 해도 배정환은 배승호가 실수로 끊은 줄 알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는 다시 끊겨 버렸다.
그제야 배정환은 배승호가 전화를 받기 싫어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어두워진 안색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가 서둘러 손을 풀더니 미간을 꾹꾹 문질렀다.
그의 옆에는 배도윤이 앉아 있었다. 방금 도착한 배도윤도 배씨 가문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온채하와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배정환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후계자가 배승호인 것은 맞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도윤이 이런 식으로 타락하는 것을 그저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도윤아, 너도 나한테 앙심을 품고 이러는 거야?”
배도윤은 곧바로 무릎을 꿇고 말했다.
“할아버지도 보셨잖아요. 저도 지난 몇 년 동안 여자 없이 지내왔고 할아버지께서 수없이 결혼을 재촉하셨을 때도 일이 바쁘다는 핑계만 대왔어요. 집안 사람들 모두가 승호를 좋게 본다는 사실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솔직히 말하면 부족한 점도 많아요. 하지만 이건 할아버지한테 앙심을 품어서가 아니에요. 승호가 여울이랑 결혼한다면 저도 채하랑 결혼할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
화가 머리끝까지 난 배정환은 얼굴까지 새빨개졌다. 지금 배승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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