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6화
김연주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온채하의 손을 놓아주었다.
“내가 너희를 이쪽으로 데려온 건, 너희가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마주하길 바라서였단다. 나 자신도 물론 마찬가지지. 죽음을 앞두고 나서야 지난 세월을 후회했었다고 당당하게 인정할 만한 용기가 생겼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거짓말에 너무 익숙해져서 더 이상 진실을 말할 수 없게 되었으니 그 어떤 말을 해도 의미가 없겠지. 그러니 온 김에 주위 아름다운 경치나 실컷 감상하다가 가렴. 내일 아침에나 돌아갈 예정이니 오늘 밤엔 마음 편히 보내고 싶구나.”
이론 말을 들은 온채하는 더 이상 김연주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녀가 자리를 뜬 후,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야 진여울이 방으로 들어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할머니, 제가 마음에 안 드신다는 건 알아요. 할머니는 제가 승호 오빠한테 들러붙어서 온채하 씨랑 승호 오빠 사이를 망쳤다고 생각하실 테니까요.”
김연주는 창가에 앉아 오후 늦게 주지 스님에게서 받은 불경 염주를 손에 쥔 채, 눈을 꼭 감고 돌리고 있었다.
그녀는 진여울의 말을 듣고도 눈을 뜨지 않았다.
“나는 정직하지 않은 사람을 제일 싫어한단다. 네가 부처님 앞에서까지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건, 네가 하는 모든 일이 옳다고 믿고 있다는 뜻이겠지. 나중에 어떤 결과가 오든 자업자득일 뿐이지. 나는 그저 네가 눈앞에 있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길 진심으로 바랐을 뿐이야.”
진여울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눈앞에 있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길 바란다고?’
결국, 진여울과 소지혁을 엮어주려 한 것이다. 생각할수록 오지랖만 넓은 늙은이였다.
심호흡을 깊게 하던 진여울이 말했다.
“승호 오빠는 저를 사랑해요.”
그 말에 김연주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 말에 너 스스로에게나 통한다면 다행이겠구나. 알아서 잘살아 보려무나, 여울아.”
진여울은 그동안 자신이 이겼다고 굳게 믿어왔다. 배승호가 온채하라는 그 못된 계집을 잃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배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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