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8화
온채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방 안의 연기는 점점 짙어지더니 어디로 탈출해야 할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다.
정문으로는 절대 나갈 수 없었다. 정문 쪽의 불길이 가장 거셌고 연결된 방들도 모두 불타고 있었던 탓에 그쪽으로는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방법뿐이었다. 김연주의 방 창문은 큰 경사면과 연결되어 있었고, 그 밑으로는 계곡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온채하는 김연주를 창가로 끌고 갔지만 너무 높은 곳이었던 데다가 김연주는 이미 목숨을 잃은 후였다.
“할머니...”
온채하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니 천천히 잡고 있던 김연주의 손을 놓았다.
여기서 뛰어내린다고 해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불이 붙기 시작한 창문을 힘껏 발로 걷어찼다.
뛰어내리자마자 나뭇가지들이 얼굴을 스쳐 지나가며 통증을 유발했다.
얼마나 미끄러져 내려갔을까, 온채하는 아래의 계곡물 속으로 곤두박질쳤다.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계곡물에 온채하는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을 느꼈다.
이곳에서 산 정상을 올려다보니 그곳은 여전히 짙은 연기와 화염으로 얼룩져 있었다.
온채하는 필사적으로 강변을 향해 헤엄쳐 갔지만 위로 향한 경사면이 지나치게 미끄러웠던 탓에 한 발짝 올라가면 두 발짝 미끄러져 내려왔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던 탓에 손톱 밑에는 온통 흙으로 박혀 있어 초라한 모습이 되었다.
온채하는 무력하게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주위에서는 물 흐르는 소리가 크게 들렸고 사방은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산 정상에서 타오르는 불빛으로 방향만 겨우 가늠할 수 있을 뿐, 어디로 가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주변은 온통 경사면이었고 폭우가 내린 뒤라 발은 자꾸 진흙에 빠져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돌 위에 올라앉아 몇 번 재채기했다. 몸을 더듬어 보았지만 휴대폰이 보이지 않았다.
산 위에서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스님들이 급히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 중인 것 같았다.
온채하는 어떻게든 소리쳐 도움을 요청해 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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