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하지만 그 말은 분명 배승호가 먼저 한 말이었다.
온채하는 배승호를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몇 년 전부터인가 두 사람의 대화는 늘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는 언제나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고 온채하가 어떤 아픔을 겪든 무관심했다.
온채하는 진흙탕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결국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 삶에 익숙했다.
“아파, 아파. 제발, 놓아줘... 놓으라고!”
온채하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온몸이 아파 식은땀이 흐를 지경이었고 배승호는 정말로 동작을 멈췄다.
그는 머리를 온채하의 목덜미에 묻은 채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난 너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아. 온채하...”
온채하는 그제야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었고 눈을 감은 채 그를 보고 싶지 않아 고개를 돌렸다.
배승호는 온채하의 옷을 대충 추스르고는 온채하를 일으켜 세웠고 더 이상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았다.
그때 차창 밖에서 누군가가 창문을 두드렸고 배승호가 창문을 조금 내리자 밖에는 진여울이 서 있었다.
진여울의 옷에는 아직도 커피 자국이 남아 있었고 안색도 많이 어두워 보였다.
“승호야, 너 오늘 저녁 배씨 저택에서 식사 약속 있지 않아?”
온채하는 이런 자리에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었고 오직 할머니가 꼭 참석하라 할 때만 나간 적이 있었을 뿐이다.
이번엔 아무도 자신을 부르지 않았으니 아마도 이 자리는 김연주가 아니라 조예림이 주도한 모임일 것이다.
조예림은 요즘 배승호와 진여울을 엮으려는 생각에만 빠져 있었고 진여울이 아이만 가져주면 좋겠다고 여기고 있었고 배승호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이미 동의한 상태였다.
온채하는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배승호의 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내리라고 했어?”
온채하는 한순간 멈췄다.
이 남자의 속마음은 언제나 알 수가 없었다.
지금 진여울은 기분이 분명 좋지 않을 텐데 정말 그녀를 좋아한다면 곁에 가서 달래줘야 했다.
배승호는 언제나 자기 방식대로만 행동했지만 아무도 감히 그의 행동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진여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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