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2화
전지혜는 그곳을 벗어난 뒤, 다리가 풀려 간신히 걸어 나와 밖에 세워둔 차에 올라탔다.
온몸이 덜덜 떨렸고 손에 쥐고 있던 약이 묻은 손수건은 이미 옆으로 던져버린 상태였다.
신우혁은 그녀가 겁에 질린 모습을 보자 참지 못하고 물었다.
“대체 왜 그래?”
전지혜는 두 팔로 스스로를 끌어안으며 목소리를 떨었다.
“온이윤은 완전 미친년이에요! 나를 칼로 내려치려고 했다니까요.”
신우혁은 지금 그 말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오늘이 마지막 기한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급히 전지혜를 일으켜 세웠다.
“그건 그냥 허세야. 지혜야, 다시 들어가서 시도해. 잘 생각해 봐, 그건 80억이야. 그 돈만 손에 넣으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어.”
전지혜는 점차 가쁜 숨을 고르며 자신이 아까 너무 성급히 도망쳤다는 걸 후회했다.
‘그래, 온이윤 따위가 뭐라고. 그냥 허세일 뿐이야. 자기 남편을 빼앗기고도 얌전히 이혼밖에 못 하는 무능한 년이잖아.’
그녀는 심호흡을 크게 두 번 하더니 두 볼을 두드렸다.
“한 번 더 해볼게요, 우혁 오빠.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하지만 신우혁이 어떻게 조급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사람들의 수법을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해질 뿐이었다.
전지혜가 다시 단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그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녀가 대문 근처에 다가가자 경비가 곧바로 알아보고 소리쳤다.
“이 여자가 또 왔네? 당신 이미 우리 단지 블랙리스트에 올렸어요. 온이윤 씨를 또 방해하면 바로 경찰 부를 거예요. 당장 가세요!”
전지혜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이런 수모를 당한다는 건 그녀로선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저도 여기 입주민이에요!”
“그래요? 그럼 어느 동, 몇 호에 사는지 말해 봐요.”
전지혜는 머뭇거리며 말하지 못했다. 이곳에 살지도 않는 데 몇 동이 있는지 알 리가 없었다.
경비는 이미 두 번이나 허술하게 들여보냈다는 이유로 따가운 질책을 받은 터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 단호했다.
“빌라 살 돈도 없는 주제에 여기 와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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