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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해돋이는 아주 짧은 순간에 일어난다. 지평선 위로 둥근 원반이 솟아오르기 시작해 만 갈래의 빛을 뿜어내기까지는 단 열 분 남짓에 불과하다. 온채하는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손이 잡히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배승호는 밖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녀의 손을 붙잡아 살펴보았다. 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그의 미간에는 피로가 묻어났고 등을 뒤로 기댄 채 낮게 말했다. “또 무슨 일이에요?” 전화는 그의 할아버지 배정환이 걸어온 것이었다. 그는 언제 배민기를 찾으러 떠날 거냐고 물었다. 배승호는 손을 들어 미간을 문질렀다. 피로감이 더욱 짙어졌다. “이미 사람을 보냈어요. 현지 무장 세력이 아니라 제3의 세력이 개입된 겁니다. 아직 조사 중이고 제가 직접 간다고 해도 소용없어요. 우선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배승호, 지금 어디냐?” 배정환의 어조는 엄숙했다. 배승호는 고개를 숙여 온채하의 손가락 두 개를 꼼지락거리며 만졌다. “해외에요.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요.” “도윤이가 그러는데, 또 온채하를 찾아갔다면서?” 그 말에 배승호의 기운이 차갑게 식었다.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할아버지, 저를 바보로 여기지 마세요.” 배정환은 화가 나 온몸을 떨었다가 마지막에는 한숨을 내쉬었다. “네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얼마나 됐다고 자꾸 이런 일들을 벌여? 진씨 가문 쪽에서도 계속 너희 일에 관해 이야기하려 해서 나도 곤란하다.” “할아버지는 곤란할 뿐이지, 못 하는 건 아니잖아요. 친손자를 억지로 괴롭히느니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게 낫죠.”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이미 해돋이는 끝나 있었다. 그는 온채하의 의중을 묻지도 않고 곧바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하지만 몇백 미터 가지도 못해 뒤에서 경찰차가 따라붙었고 그의 차는 곧 가로막혔다. 온채하는 경찰이 차창을 두드리는 것을 보았다. 경찰은 조금 전 갔던 해변이 일반 사람들에에 공개되지 않은 보호 구역이라며 벌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배승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공개되지 않은 보호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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