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4화
배승호가 의식을 잃자 배씨 가문 전체는 모두 배정환이 좌지우지하게 되었고 그 아무도 감히 토를 달지 못했다.
억지로 차에 밀어 넣어지던 온채하는 머리를 차창에 부딪히며 둔탁한 소음을 냈다.
차는 인정사정없이 밖으로 내달렸고 온채하는 점점 멀어져만 가는 운성 빌리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디서 솟아났는지 모를 괴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온채하가 팔꿈치로 힘껏 창문을 내리쳤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그녀를 무시한 채 악셀을 끝까지 밟으며 속도를 냈다.
이틀 동안 밥을 먹지 않은 탓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온채하의 팔꿈치에서는 이미 감각이 사라져갔다.
차가 달리는 20분 동안, 온채하는 팔꿈치에서 감각이 완전히 사라질 정도로 창문을 힘껏 쳤다.
쨍그랑!
창문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깨졌고 온채하는 깨진 유리를 밖으로 밀어냈다. 이대로 떨어지면 다칠지도 모른다는 걱정 따위는 할 겨를이 없었다.
운전석에 앉은 남자는 그 모습을 발견하고 낮게 욕설을 읊조리더니 서둘러 차를 갓길에 세웠다.
온채하는 그 관성에 의해 차 밖으로 내동댕이쳐졌고 주위에서 차들이 오가는 것도 살피지 않은 채, 도로 반대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경호원들이 차를 제대로 세우자 온채하는 이미 자취를 감춰 버렸다.
이곳은 차량의 통행이 많은 도로였다. 갑자기 이런 큰 도로 한가운데로 뛰어든 여자 때문에 수많은 차들이 계속해서 경적을 울려댔다.
온채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기 시작했다. 넓디넓은 세상 속에 그녀가 몸을 숨길 곳은 보이지 않았다.
온채하는 앞으로 배정환에 의해 삶을 조종당하고 싶지 않았다. 배승호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 도망쳤다는 오해를 받기는 더더욱 싫었다.
이런 감정들이 한데 뒤엉켜 계속 온채하를 괴롭혔다.
정면에서 달려오던 차가 갑자기 헤드라이트를 밝혔다. 온채하는 깜짝 놀라 그대로 주저앉았다. 차는 그녀와 불과 5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멈춰 섰다.
워낙 급하게 정차했던 탓에 서지한의 무릎 위에 올려두었던 노트북이 무의식중에 앞으로 미끄러지며 바닥에 떨어질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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