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8화

신 주임은 예전에도 이런 일을 겪어봤고 심지어는 이보다 더 역겨운 일도 겪어 보았다. 자선 사업의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는 실제로 걸어본 사람만이 아는 것이었다. 몇 년 전에도 고향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산간 지대를 벗어난 젊은 여성들이 마을을 다시 찾아왔지만 그녀들을 기다리던 것은 사람들의 결혼 압박이었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낙후한 곳일수록 법률 의식까지 희박해 간혹가다가 험한 꼴을 당한 여성이 있어도 그저 울기만 할 뿐 감히 화를 내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어린 여성을 농촌에 보내서는 안 된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의 부서에는 몇 년 동안 젊은 여성이 오지 않았고 왔다가도 사고가 날까 두려워했다. 부서에 남아 있는 직원들은 모두 신 주임과 같은 중년 여성들로, 이미 겪은 일이 너무 많아 쉽게 충격받거나 무너지지 않았다. 백조가 금방 부서에 합류했을 때도 모두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녀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들어온 백조는 매일 남자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 그 덕에 부서의 몇몇 남성 동료들은 여자 신입보다 일을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했고 앞다퉈 더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팀의 분위기는 항상 좋았다. 신 주임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미 마흔을 넘긴 나이였으니 무슨 일이 생겼다고 울고불고 난리 치는 성격은 아니었다. 곤란한 일이 생기면 해결해야 했다. 그녀는 남자아이를 바라봤다. "우민아, 혹시 발전기 있는 집 있니?" 탁우민은 양희수의 아들이었다. 그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내 자신의 머리를 치며 말했다. “우리 외삼촌 댁에 있어요!” 양희수가 갑자기 빗자루를 힘껏 내던졌다. 이는 탁우민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경고의 행동이었다. 주변 과수원들이 모두 가까이 있었던 탓에 그들이 신호태를 돕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마을 사람들에게서 뒷말이 나올 터였다. 이런 곳에서 자란 사람에게는 주류에 융화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탁우민은 어머니의 암시를 무시하고 밖으로 나섰다. “신 주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