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화
채찍 소리가 마당 안에 계속 울려 퍼졌고, 듣기만 해도 아팠다.
진여울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계속 그쪽을 바라보는 것이 아주 걱정스러운 모양이다.
배정환은 진여울을 마음에 들어 했다. 예전에 배승호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 때부터 진여울을 좋게 보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배승호는 온채하와 함께 돌아왔고, 김연주도 온채하를 마음에 들어 했다.
채찍 소리가 멈추자 진여울은 급히 마당으로 달려갔다. 배승호의 셔츠는 이미 찢어져 피투성이였고, 찢어진 상처 사이에 셔츠가 음푹 들어가 있는 것이 아주 끔찍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배승호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그녀의 손길을 피했다.
배승호는 혼자 일어나 창백한 얼굴로 거실로 들어갔다.
배정환은 그가 속으로 불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배도윤과 배승호는 모두 뛰어난 존재였지만 배승호는 어릴 적부터 집을 떠나 성격이 집안사람들과는 달랐다. 뭔가 살기가 가득했고, 그동안 만난 사람들 때문에 가장 진실한 면은 숨긴 느낌이었다. 배도윤과는 달리 일을 처리할 때 그에 따른 대가를 생각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성격이 천지 차이였지만 배정환은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드는 손자가 배승호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면서 말했다.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 건데.”
배승호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지 얼굴이 조금 창백한 것 외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휘성 그룹 원자재 공급업체는 한 곳뿐이 아니에요. 다른 공급업체로 바꾸면 되는 거잖아요.”
배정환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 프로젝트 준비한 지 벌써 반년이야. 프로젝트팀 전체가 너와 함께 밤을 새우면서 따낸 프로젝트라고. 처음부터 도윤이한테 맡기겠다고 했는데 네가 싫다고 했지?”
“할아버지, 제가 반대한 건 아니에요. 형이 주 대표를 해결하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저한테 넘긴 거였어요.”
배정환은 눈빛이 어두워지고 말았다. 상속자가 거만할 수 있어도 누구도 무시해서는 안 되었다.
배정환은 자기 건강 상태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기껏 해 2년만 남았다는 것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