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화
도서찬의 따뜻한 체온이 옷깃을 넘어 전해졌고 힘 있는 손이 황노을의 허리를 감쌌다.
황노을은 몸을 바로 세우더니 도서찬을 밀어냈다.
어지러울 뿐,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
둘은 셔틀카에 올라 도서찬의 별장 쪽으로 향했다.
가는 내내 두 사람은 단 한마디의 말도 없었다. 셔틀카가 작은 숲 가장자리에 멈춰 설 때까지 적막만 따라왔다.
“도련님, 사모님.”
오진수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방금 부인님께서 꼭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내일 아침에 회장님께서 두 분을 바로 보셔야 하니, 오늘 밤은 반드시 장원에서 묵으시랍니다.”
두 사람이 낯설게 서 있는 모양새를 보고 오진수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도련님, 사모님, 두 어르신이 두 분의 일로 오랫동안 애를 태우셨습니다. 여기서 주무시라는 말씀은 둘째고 무엇보다 두 분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라는 게 중점입니다.”
그러고는 눈가를 훔쳤다.
“도련님이 사모님을 데리고 처음 집에 오시던 날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그때는 그렇게 서로 사랑하셨는데... 어쩌다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 두 분께서 잘 이야기해 보세요. 말만 통하면 모든 일이 다 풀릴 겁니다.”
오진수는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쉬고 물러났다.
밤이 내려앉자 길가의 조명이 켜졌다.
십여 미터 정도의 작은 숲길만 지나면 도서찬의 장원 내 거처가 나왔다.
도서찬이 먼저 숲길로 들어섰지만 황노을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왜?”
도서찬이 물었다.
“먼저 돌아갈게요. 내일 아침에 다시 올게요.”
황노을이 돌아서려던 순간 손목이 붙잡혔다.
“황노을.”
도서찬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오랫동안 못 봤잖아. 우리 얘기 좀 나누자.”
‘얘기 좀 나누자니...’
호숫가로 기울던 달빛이 물결에 쪼개져 반짝였다.
‘정말로 더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
“최소한 그 아이 일은... 나한테 설명이 필요해.”
도서찬의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할아버지, 할머니께도 말씀드려야 하니까.”
황노을은 시선을 거두었다.
‘그 아이는...’
라소린의 진료실에서 나온 황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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