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화
입술에 닿은 온기와는 달리, 황노을의 가슴에 치밀어 오른 건 모욕감뿐이었다.
황노을이 있는 힘껏 몸을 비틀자, 도서찬은 더 거칠게 어깨를 눌렀다. 그러자 황노을은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수치와 분노가 한꺼번에 솟구치자 황노을은 확 벌린 입으로 도서찬의 입술을 힘껏 물어뜯었다. 그러자 황노을의 입안에 금세 피 맛이 번졌다.
그제야 도서찬이 몸을 떼더니 상체를 펴고 손으로 입술에 묻은 피를 훔쳤다.
황노을이 또다시 손을 올리려 하자, 이번에는 그 틈조차 주지 않았다. 도서찬이 손목을 낚아채 나무껍질에 눌러 버렸다.
‘대체 뭘 하는 거야. 한밤중에 한연서에게 가서 밤을 새운 사람이 동틀 무렵 달려와서 나한테 키스한다고? 이런 모욕이 어디 있겠어.’
황노을은 조금 전까지 다른 여자와 입을 맞춘 도서찬의 입술이 더럽고 역겹게 느껴졌다.
이대로 발길질이라도 하려는 순간, 도서찬이 재빨리 다리를 막으면서 황노을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황노을, 내가 같은 걸 또 당할 거라 생각해?”
도서찬이 낮게 쏘아붙였다.
어젯밤은 잠깐의 방심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도서찬은 눈뜨고 황노을한테 맞을 리가 없었다.
도서찬은 처음에 황노을이 드디어 이성적으로 변했나 싶었는데, 결국 또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거절하면서도 아이에게 엄마라 부르게 하고, 본가로 돌아오게 만든 건 결국 할아버지, 할머니를 내세워 자신을 옭아매려는 속셈일 수도 있어.’
자기합리화한 생각에 스스로 갇히자 도서찬의 분노는 더 거세졌다.
‘왜 이렇게 변했지? 노을이는 예전에 그렇게 순하고 사려 깊은 여자였는데...’
조금 전까지 도서찬의 마음속에 치밀어 올랐던 황노을에 대한 동정과 연민은 통째로 자신을 조롱하는 모욕감으로 바뀌었다.
그러자 도서찬의 손에는 힘이 더 들어갔고 황노을은 손등이 욱신거리도록 아팠다.
또다시 빠져나오지 못하자 황노을은 자신의 체력이 남자에게 도무지 당해낼 수 없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웠다.
어젯밤에 술만 안 마셨어도, 두 어르신께 분명히 말을 끝까지 하겠다는 마음만 아니었어도, 애초에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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