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4화
황노을은 목욕을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도서찬이 여전히 밖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를 상대할 마음은 없었다.
밤이 깊어 갔다. 언제부터인지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땅은 축축이 젖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비는 그쳤고, 마이바흐는 자리를 떠난 후였다. 축축한 아스팔트에 남은 마른 자국만이 어젯밤 그곳에 차가 머물렀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젠 이렇게 된 거, 열심히 살아보자.’
황노을은 마음을 다잡았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 [신의 목소리] 네 번째 생방송 날이 찾아왔다. 이날은 황노을과 도서찬의 이혼 숙려기간 27일째 되는 날이기도 했다.
스튜디오에는 도서찬이 늘 그렇듯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차서준, 차서진, 차서희도 모두 와 있었다. 한연서가 그들에게 인사했지만 이전의 교훈이 있었는지 차씨 가문의 세 사람은 별다른 반응 없이 한연서가 오는 것을 보자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특히 차서희와 차서진은 시끄럽게 다투고 있어서 한연서가 끼어들 수 없는 분위기였다. 한연서는 어쩔 수 없이 도서찬과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황노을은 일찍부터 준비를 마치고 선 자리에 조용히 서 있었다. 이번 방송은 준결승전으로 6명 중 절반이 탈락하는 중요한 무대였다.
황노을은 휴대전화를 꺼내 조금 전 한연서가 자신의 예명 이나로 등록된 번호로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오늘은 이나 씨의 마지막 기회예요.]
황노을은 도서찬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한연서를 바라보았다. 한연서의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가 가득했다.
그날 불쾌하게 헤어진 이후 도서찬과 황노을은 연락을 전혀 하지 않았다. 도서찬이 다시 찾아오지 않았고 황노을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두 사람은 마치 낯선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어차피 사흘 후면 이혼장을 받으러 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지금 같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주민재는 스튜디오 구석구석을 살피다가 관중석으로 걸어가 차씨 가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래 차씨 가문은 [신의 목소리] 투자자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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