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7화
황노을은 마음을 다잡았다. 쓸데없는 생각은 잠시 접고 먼저 아린을 유치원에 데려다주지 않으면 지각이겠다 싶어 자신을 다그쳤다.
주민재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다. 이미 해결했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니 성급해할 필요는 없었다.
황노을은 그렇게 마음을 고르고 운전해 아린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상하게도 그날 아침의 아린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했다. 원장 역시 입을 뗄 듯 말 듯 머뭇거렸다.
황노을은 아린과 원장을 번갈아 보며 기다렸다.
그러나 끝내 둘 다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렇다면 황노을은 각자의 선택과 비밀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
“가자.”
아린이 고개를 끄덕이자 황노을은 책가방을 들어 함께 유치원으로 걸었다.
교문 앞에서 아린이 문득 물었다.
“이모, 오늘 오후에 이모가 저를 데리러 올 수 있어요?”
평소에도 주로 황노을이 데리러 오곤 했다. 사정이 있으면 임지은 남매나 강민 형제, 주민재가 대신 오기도 했다.
아린이 먼저 물었다는 건, 오늘은 유난히 황노을이 와 주길 바란다는 뜻이었다.
황노을은 아린의 동그란 볼을 살짝 쓰다듬고 쪼그려 눈높이를 맞췄다.
“최대한 올게. 혹시 못 오더라도, 저녁에는 꼭 널 보러 갈게. 오늘 안에 반드시 만날 수 있어. 알겠지?”
아린은 눈을 초승달처럼 접고 힘껏 끄덕였다. 두 걸음 가다 말고 돌아와 황노을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추고서야 웃으며 교실로 뛰어들어갔다.
자신의 볼을 만지던 황노을의 눈가에도 웃음기가 번졌다.
아린과의 거리는 날로 가까워지고 있었기에 황노을은 달콤한 느낌이 가슴에 고였다.
아린이 교실에 들어가는 걸 확인한 뒤, 황노을은 주성 엔터테인먼트로 향했다.
8시 30분, 본사 빌딩 앞에 차를 세우고 간단히 변장을 한 뒤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최근 주민재와 함께 찍힌 사진이 유출된 뒤라 더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했다.
문을 닫고서야 황노을은 마스크를 벗고 숨을 골랐다.
곧 주민재가 보낸 음성 메시지가 도착했다.
“아홉 시쯤에 도착할 거야.”
황노을은 고개를 끄덕이고 옆에 놓인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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