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정해은이 떠나려던 참에 성수혁이 또다시 그녀를 불렀다.
“언제 시간 있으면 나랑 회사에 같이 가. 할아버지께서 일부 지분을 너한테 넘겨주라고 하셨으니까.”
성수혁의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정해은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
“알았어요. 언제 가면 돼요?”
“네가 편한 대로.”
정해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휴대폰을 꺼내 주연희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고개 들어 성수혁에게 말했다.
“따로 날 잡는 것보다 그냥 오늘 해결하죠?”
흔쾌한 대답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성수혁은 계속 멍때렸다.
하지만 그는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밖으로 나갔다.
정해은은 그의 뒤를 따랐다.
성수혁은 다리가 길어서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정해은은 두 걸음을 내디뎌야 했다.
게다가 성수혁이 기다려주지 않아서 잠깐 다른 곳에 정신 팔린 사이 이미 멀리 뒤처져 있었다.
정해은은 한숨을 내쉬며 걸음을 재촉해 성수혁의 차에 올라탔다.
차 안에서 성수혁은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받는지 계속 휴대폰만 만졌다.
별로 관심 없는 정해은은 어제 너무 늦게 자서 차에 앉자마자 졸음이 몰려왔다.
그녀는 아예 의자에 기대 눈을 감았다.
“어제 잘 못 잤어?”
성수혁이 갑자기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변함없이 차가웠고, 아무런 감정도 없이 차갑고 딱딱한 돌처럼 느껴졌다.
정해은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성수혁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표님, 사모님,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운전기사가 차를 멈추며 말했다.
이때 갑자기 눈을 뜬 정해은은 성수혁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그는 고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고,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쳐다보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왜요?”
정해은이 평온하게 묻자 성수혁을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두 사람은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성한 그룹에 들어서자마자 정해은은 조용히 주변을 살폈다.
마지막으로 이곳에 온 것은 작년 겨울이었는데 성수혁에게 도시락 배달하러 왔었다.
그때는 할아버지의 충고와 부탁을 받아들여 위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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