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돌아가서 생각해봐도 괜찮아. 너무 갑작스럽거나 맞지 않는다고 느껴져도 괜찮고.”
연서윤은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정해은의 태도가 너무 온화하고 전혀 거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할 필요 없을 것 같아요. 할게요. 지금 바로 사인하면 되는 거예요?”
연서윤은 이 기회를 놓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럴 잡을 수 있느냐, 그리고 확실히 붙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
정해은은 바로 연서윤을 데리고 위키 엔터로 향했다. 비록 아직 대학교 1학년이었지만 예술대학 학생들 사이에선 이런 일이 드문 편이 아니었다.
연예계 내 작은 회사들은 잠재력 있는 신인을 미리 선발해서 저렴한 비용으로 10년 계약을 맺기도 했다.
앞으로 성공시킨다면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실패 시 상대방이 계약 해지를 원한다면 높은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이런 작은 회사는 바로 이런 걸로 돈을 벌었다.
연서윤은 위키 엔터와 계약을 마친 후 건물을 나셨는데 너무 강렬한 햇살 때문에 눈이 부셨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눈을 가렸고, 마치 꿈을 꾸는 듯 몽롱한 기분에 휩싸였다.
‘나를 구해준 언니가 성한 그룹 사모님이자 위키 엔터 고위층이었다니.’
학교로 돌아간 후.
“서윤아, 괜찮아?”
이때 뒤에서 갑자기 익숙하면서도 증오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서윤은 입가를 파르르 떨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경성예술대학이 이렇게 큰데 돌아오자마자 길에서 자기 남자친구. 아니... 자기 전 남자친구와 애매모호한 사이인 룸메이트, 강수현과 마주칠 줄 몰랐다.
‘진욱 오빠랑 온종일 끈적거리는 문자를 주고받는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나한테 인사할 수 있지?’
연서윤은 그녀를 아는 척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못 들은 척 고개도 돌리지 않고 앞으로 걸어가려 했다.
“수현아, 밀크티 사 왔어. 이거 네 입맛에 맞는지 봐봐.”
청재킷을 입은 남자가 손에 뭔가를 들고 웃으면서 달려왔다.
하지만 연서윤을 본 순간 얼굴에 있던 미소가 모두 사라져버렸다.
하진욱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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