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에 양아현은 깜짝 놀라는 표정이 스쳐 지났다.
아주 순간적이었지만 성유리는 놓치지 않았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양아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모른 척하지 마세요!”
성유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날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박 대표님 비서가 묻자 바로 전미정의 소행이라고 인정했어요. 이 일을 전미정이 말하지 않았나 봐요?”
“왜 내게 말하는데요?”
양아현의 얼굴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이건 두 사람 사이의 문제인데 나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요?”
그 말을 들은 성유리는 싸늘하게 웃었다.
양아현은 역시 예상했던 것처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예상한 것과 같은 반응에 성유리가 무심하게 말했다.
“나와 전미정 사이에 무슨 원한이 있겠어요? 내가 전미정 아버지의 집을 빌리지 않았거나 진료를 해주지 않았을 뿐인데...”
“그것들이 원한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양아현이 잔인한 표정을 지었다. 주위 분위기가 갑자기 극도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런 일들로 굳이 나를 그렇게까지 공격할 필요는 없어요.”
성유리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며 담담히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요? 양아현 씨?”
성유리는 동공이 사정없이 떨리는 양아현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양아현 씨, 지금 긴장하는 거예요?”
“내가 왜 긴장하는데요?”
양아현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일은 원래 나와 관계없는 일이에요. 내가 왜 긴장해야 해요?”
“그럼 왜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거죠?”
성유리는 입꼬리를 올리며 무심하게 웃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양아현 씨가 진짜 뒤에서 무슨 나쁜 일을 한 줄 알겠어요. 마치 예전에...”
성유리가 여기까지 말한 순간, 겁에 질린 양아현은 동공이 크게 확대되었다.
서 있는 이 위치에서는 대문이 선명히 보였다. 비록 박진우와 박강훈이 주위에 없지만 수많은 가정부들이 오가고 있었다.
만약 누군가 들어서는 안 될 말을 들었다면 그녀에게는 좋을 게 없었다.
양아현은 계속 모른 척했다.
“예전은 예전이고 오늘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