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화

“성유리! 지금 뭐 하는 거야?” 날카로운 외침이 성유리의 뒤에서 들려왔다. 다가오는 남자를 본 양아현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가리더니 박진우 앞으로 돌아섰다. “진우야, 마침 잘 왔어 성유리가 갑자기 이유 없이 나를 때렸어.” 양아현은 울먹거리며 남자 뒤에 숨었다. “너무 아파!” 박진우는 재빨리 다가가 양아현의 얼굴에 있는 손을 잡고 얼굴을 바라봤다. 손가락 자국이 얼굴에 선명히 드러난 것을 본 박진우는 분노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성유리를 바라봤다.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왜 때렸어?” 성유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먼저 물어보는 게 어때요?” 박진우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무슨 말을 했든 먼저 손을 댄 건 잘못이야!” “뭐라고요? 박 대표 벌써 마음 아파하는 거예요?” 담담히 입꼬리를 올린 성유리는 차가운 시선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양아현의 모함으로 성유리는 감옥에서의 3년 동안 전례 없는 고통과 우울함을 겪었다. 구타는 말할 것도 없이 일상이었다. 양아현에게 따귀 한 대 날렸을 뿐인데 박진우는 벌써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성유리는 정말 우습기 그지없었다. “당장 사과해!” “사과하지 않으면요?” 성유리는 무심하게 미소를 지었다. “박 대표가 양아현 대신 때려주기라도 하려고요?” “성유리 너...!” 말을 하는 박진우는 어느새 손을 들어 올렸다. 남자가 들어 올린 손을 흘끗 본 성유리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박진우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박진우!” 남자의 손이 내려치기 전에 극도로 낮은 목소리가 정원 쪽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소리 나는 방향을 바라본 성유리는 천천히 다가오는 그 모습에 마음이 왠지 놓인 것 같았다. 검은 정장을 입은 박지훈은 온몸에서 싸늘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앞으로 걸어오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그녀의 가슴을 밟는 것 같이 아주 무거워 보였다. 한편 박진우는 손을 공중에 든 채 때릴지 말지 망설이는 듯했다. 성유리 앞에 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