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으로서 아내 편을 드는 게 당연한 일이다.
부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저 여자는 대체 정체가 뭐지?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하시훈의 모습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장민형은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목적을 이루기도 전에 꼬리를 내린다면 앞으로 어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
곧이어...
퍽!
장민형이 씩씩거리며 책상을 내리치자 위에 놓인 도시락통이 흔들거렸다.
“대표님, 저 여자의 편을 들어주기로 작정한 거예요?”
지금 해보자는 건가?
그동안 사이좋은 척이라도 하더니 이제는 고작 여자 한 명 때문에 안면 불고했다.
사무실의 분위기가 금세 가라앉았다.
설인아는 입을 삐죽였고 부녀의 대화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하시훈이 장민형의 이름을 언급하는 순간 대충 짐작이 갔다.
혜성그룹의 사정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언젠간 폭발할 갈등인지라 그녀의 등장이 곧 도화선 역할을 했다. 장씨 가문이 이사회에서 쫓겨나는 건 시간문제였고 지금은 장여진 덕분에 더 빨리 진행될지도 모른다.
하시훈이 날카롭게 번뜩이는 눈빛으로 장민형을 바라보았다.
“맞아요.”
그의 목소리는 단호하기 그지없었다.
당연히 자기 와이프의 편을 들어주기 마련이다.
설인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하시훈을 바라보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녀를 옹호할 줄이야.
하지만 곧바로 납득이 갔다. 하시훈의 아내로서 단지 신분에 맞는 대접을 해줬을 뿐이다.
장민형은 이를 악물고 경고했다.
“그래요? 저랑 맞서 싸우기로 작정했나 보네요.”
이렇게 된 이상 굳이 봐줄 필요가 없었다.
하시훈의 삼촌이 예전부터 주식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 않은가?
설인아를 바라보는 장여진의 눈에 혐오가 가득했고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대표님, 여자는 즐기려고 만나는 게 아닌가요? 왜 이렇게 진지하게 대하는 거죠?”
신분도 지위도 없는 빈털터리 주제에 감히 하시훈의 옆자리를 노리다니?
대표님이 아빠의 도움을 거절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믿었다.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는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