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화

촤르륵. 나용복이 커튼을 열자 방 안은 순식간에 밝아졌다. 그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나지운을 보면서 안쓰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 “지운아, 포기하지 말아라. 내가 이미 신의라고 불리는 청난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으니 반드시 치료할 수 있을 거야.” 아들이라고는 나지운이 하나였던지라 반드시 치료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이대로 대가 끊기게 될지도 모른다. 나지운은 고개를 들어 나용복을 보며 다소 믿기지 않는 얼굴로 물었다. “정말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에요?” 이미 수많은 의사를 불러왔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고작 여자가 그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겠는가. 나지운은 처음부터 믿지 않았다. 나용복은 그에게 다가가더니 빤히 보다가 서랍에서 옷을 꺼내 아들에게 건넸다. “양지석 아들, 양정한이라고 알아?” 나지운은 곰곰이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확실히 그런 사람이 있었던 것 같았다. 옷을 받은 그는 천천히 입었다. “그 사람 발기부전이라 아내마저 이혼하겠다고 난리를 피웠던 사람 맞아요?” 나용복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양정한의 병도 청난이 치료해준 거란다.” 나지운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그의 병을 치료해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기뻐하게 되어 얼른 바지까지 챙겨입고 앞으로 다가가 나용복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얼른 불러오세요. 그 김에 이 빌어먹을 에이즈도 치료해달라고 해야겠어요.” 원래 그는 다른 병만 앓고 있었다. 그런데 설인아 때문에, 설인아가 부른 남자가 데리고 온 한 무리의 여자들 때문에 그는 에이즈에 걸리고 만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설인아를 찾아가 사는 게 죽는 것만 못하게 만들어주리라 다짐했다. 나용복의 안색도 어두워지며 차갑게 말했다. “찾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라. 하지만 설인아는 절대 가만히 놔둘 수는 없지!” ‘감히 내 아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그럼 뼈저리게 후회하게 만들어야지!' 나지운은 의자에 앉은 뒤 두 다리를 침대 옆 작은 의자에 올려놓고는 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