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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설형우는 화가 나서 말이 나오지 않아 앞에 놓인 서류를 들고 자리를 떠나려는데 구성윤이 낮은 소리로 경고했다. “설 대표, 잊지 마요. 누가 이 회사의 관리자인지.” 구성윤은 아까 보인 설형우의 행동이 퍽 불만이었다. 설형우가 멈칫하더니 눈동자에 원망이 스쳤다. 설형우도 그 이유만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설인아를 처리하려 했을 것이다. “당연히 기억하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다 형님 덕분이죠.” 설형우가 설인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인아도 앞으로 삼촌 따라다니면서 많이 배워. 나는 회의가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다.” 설형우가 손목에 찬 시계를 보더니 회의실 밖으로 향했다. 다만 몸을 돌리자마자 설형우의 얼굴에 걸려있던 웃음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내가 언젠가 구씨 가문 사람들 다 영설 그룹에서 쫓아내 버린다.’ 구성윤이 차가운 눈빛으로 설형우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설인아가 없다면 구성윤도 이대로 넘어가진 않았을 것이다. 구성윤은 애초에 동생이 설형우를 좋아한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설인아가 감격의 눈빛으로 구성윤을 바라보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 고마워요.” 설인아의 목소리에 사색에서 빠져나온 구성윤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가족끼리 감사는 무슨. 앞으로 회사에서 어려운 점이 있으면 삼촌한테 바로바로 말해.” 설인아를 바라보는 구성윤의 표정에서 걱정이 느껴졌다. 오늘만 보더라도 하이에나 같은 주주들이 설인아를 가만히 내버려둘 리가 없을 것 같아 구성윤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말단 사원은 뭘 하기가 힘들지만 앞으로 네가 회사를 손에 넣는 데는 도움이 될 거야.” 사람의 마음을 사려면 일단 회사를 잘 알아야 했다. 설인아는 구성윤의 당부에 마음이 따뜻해져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말했다. “삼촌, 명심할게요.” 구성윤은 그런 설인아가 걱정됐지만 막을 수는 없어 설인아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힘내.” 뜻이 충분히 전달되자 구성윤이 회사를 떠났다. 설인아는 텅 빈 회의실을 보며 전의를 다졌다. 이제 구성윤이 길을 터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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