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운은 허리를 곧게 펴고 둥그렇게 뜬 눈으로 나용복을 보면서 믿지 않는 듯했다.
“정말이에요?”
고개를 돌려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목에도 침이 가득 꽂혀 있었기에 고개를 돌리면 엄청난 고통이 느껴지니 말이다. 나용복은 아주 흥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색이 전보다 많이 옅어졌어.”
이내 그는 고개를 돌려 설인아를 보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정말로 신의님이 맞으시는군요. 너무 대단하세요.”
원래는 조금 의심하고 있었던 그였다. 여하간에 젊어도 너무 젊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 그녀의 실력을 보니 신의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은 아니었다.
설인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이 있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손을 깨끗이 씻은 후 가져온 소독약으로 소독까지 하고 나서야 그녀는 성주원의 옆자리에 앉았다.
“오늘 치료는 여기서 끝내죠. 침은 빼면 안 됩니다. 나중에 빼도 될 때 제가 뺄 겁니다.”
기쁨을 만끽하고 있던 나지운은 그녀의 말에 바로 표정이 굳어졌다.
“네? 정말로 이걸 전부 꽂고 있어야 한다고요?”
지금 그의 모습은 식물인간과 다를 바 없었다. 그래도 식물인간은 누군가 터치를 해도 아프지 않았지만 그는 손가락만 움직여도 온몸이 으스러질 듯 아팠다. 그는 이내 무언가 떠오른 듯 눈알을 돌려 설인아를 보며 물었다.
“그럼 잠은 어떻게 자요?”
설인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앉아서 자면 돼요.”
“푸흡!”
성주원은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건 복수가 분명했다. 설인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성주원을 보며 말했다.
“왜 웃는 거지? 내 실력이 아주 우습나 봐?”
‘조금만 더 참지. 왜 지금 웃음을 터뜨려. 만약 두 사람이 내가 일부러 이렇게 치료하고 있다는 거 눈치채게 되면 어쩌려고 이러는 거야.'
성주원은 빠르게 눈치를 채며 입가의 웃음기를 지우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냥 갑자기 코가 간지러워서 재채기하려던 거였어.”
나용복과 나지운은 원래 의심하고 있었지만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