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8장 배성 그룹을 대표하지 못해

'가만히 있기는 무슨.' 그녀의 신분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특히나 임신하고 나서 그녀는 다른 사람이 모를까 봐 동료들한테 가끔 귀띔해 주기도 했다. 동료 한 명이 알게 되자 바로 모두가 알게 되었고 심지어는 협력 파트너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여진아를 제외하고 정확히 배지훈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 내연녀가 그녀가 처음이었기에 그녀의 지위가 정말 남달랐다. 그녀는 그때 네티즌들이 자기를 공격했던 일을 잊은 것 같았다. 모두 그녀와 배지훈의 사이를 알고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뒤돌아 가려고 했다. 배지훈은 내가 가지 못하게 또 나를 막았다. "하연아, 내 설명 좀 들어봐." "뭘 설명할 게 있어? 훈아, 아이 버릴 거야?" 민여정이 걸어와 그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 배지훈은 그녀를 세게 밀어낼 수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그녀가 자기를 안게 내버려뒀다. 민여정은 턱을 치켜들고 득의양양해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강하연, 우리 세 가족의 생활에 간섭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배성 그룹은 언젠가는 우리 아들 거야, 내가 회사에 오는 것도 당연한 거라고." 배지훈이 분노하며 반박하려 했지만 민여정이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지훈아, 의사 선생님이 나더러 화내지 말라고 했어, 기분이 좋아야 한대." "너랑 같이 출근해야 기분이 좋을 것 같아, 그래야 아이 지킬 수 있어." 나는 정말 뻔뻔한 그녀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그녀는 정말이지 약점을 너무 잘 잡았다. 역시나 아이 얘기를 꺼내자 배지훈은 김이 빠졌고 하는 수 없이 그녀가 회사에 오는 걸 동의했다. "너 그냥 비서실로 가서 내 비서 계속 해." "싫어, 나 디자인팀에 갈 거야." 민여정은 입을 삐죽거리며 애교를 부리듯 배지훈의 팔을 흔들었다. "강하연이랑 구연서랑 장이서가 모두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어, 나도 할래, 우리 넷이 같은 숙소였단 말이야." "훈아, 내가 세 사람보다도 더 열심히 했다는 거 너도 알잖아, 왜 못 참여하게 하는데?" 그녀는 나를 힐끗 보더니 애교 섞인 말투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