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봐.”
손 비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뒤 사무실을 나섰다.
……
차가 주성 그룹 빌딩 앞에 막 도착했을 무렵이었다.
차에서 내리려는데 주성호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당연히 조 비서에게서 걸려 온 전화라 생각하고 받으려고 했는데 화면에 뜬 발신자는 집사였다.
주성호는 추영자의 얼굴이 떠올라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그 순간, 집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큰일입니다, 회장님! 사모님께서 손목을 그으셨습니다!"
순간 주성호의 몸이 굳어졌다.
그는 믿기지 않는 듯 멍한 표정을 지었고 휴대폰을 쥐고 있는 손은 저도 몰래 떨려왔다.
"뭐라고?"
"사실입니다. 방금 메이드가 물건을 갖다 드리려 올라갔다가 소파에 쓰러져 계신 사모님을 발견했습니다. 피가 사방에 번져 있었고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어요."
"그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으면서 사람 하나 제대로 못 지켜?"
주성호의 이마에는 핏줄이 솟아올랐고 그의 외침은 절규에 가까웠다.
"그 여자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전부 책임져야 할 줄 알아!"
집사는 당황한 채 필사적으로 설명을 덧붙였다.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날카로운 물건들은 모두 정리해 두었는데... 유리잔을 깨서 그 조각으로..."
"실수를 했으면 변명은 그만둬!"
주성호는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기사에게 명령했다.
"지금 당장 방향 돌려서 집으로 가!"
상황을 눈치챈 기사는 숨을 죽인 채 급히 차를 돌렸고 주성호는 감정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이를 악물고 물었다.
"지금 집사람 상태는 어때? 의사는 도착했어? 생명에는 지장 없는 거야?"
집사는 더 이상 변명 없이 상황을 전했다.
"다행히 메이드가 빨리 발견해서 응급처치를 했고 의사도 도착했습니다. 지금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십니다. 다만..."
말을 흐리는 그의 목소리엔 깊은 망설임이 느껴졌다.
"다만 뭐야? 말하라고!"
주성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겨우 몇 시간 전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자살을 시도하다니.
추영자가 감히 이런 선택을 하다니.
자살로 자신의 손에서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