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화

주서연이 만나자고 하니 마침 서지안이 원하던 바였다. 서지안은 정성껏 단장을 하고 아직 티 나지 않는 배를 가릴 수 있으면서도 부드럽고 단아해 보이는 루즈핏 원피스를 골랐다. 그녀는 거울 앞에서 연분홍빛 립스틱을 바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지안 언니, 점점 더 예뻐지시는 것 같아요!” 주서연은 그녀를 보자마자 다정하게 팔짱을 끼며 입에 꿀을 바른 듯 말했다. 서지안은 부드럽게 웃으며 답했다. “요즘 기분이 좋아서 그런가 봐. 가고 싶은 곳 있어?” 두 사람은 명품 매장 몇 군데를 돌았다. 서지안은 주서연에게 신상 팔찌를 골라주며 계산할 때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주서연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안 언니, 저한테 너무 잘해주시는 거 아니에요?” “당연하지. 너는 내 동생이나 마찬가지잖아.” 서지안이 긁은 카드는 주현진이 준거라 카드값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서지안에게 중요한 건 주씨 가문 모녀의 마음을 사로잡아 시집가는 것이었다. 그녀는 점심을 일부러 고급 레스토랑으로 예약했다. 그리고 메뉴를 고르면서 슬쩍 날것을 피하며 생선찜을 주문했다. 요리가 나오고 생선이 바로 앞에 놓이자 서지안은 얼굴을 찌푸리며 속이 울렁거리는 시늉을 했다. 그 모습에 주서연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지안 언니,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서지안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답했다. “아니야. 그냥 오늘따라 속이 울렁거리네.” 비록 세상 물정 모르는 나이이긴 했지만 TV를 많이 본 덕에 주서연은 바로 상황을 눈치채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안 언니, 혹시 이번 달 생리 했어요? 임신하신 거 아니에요?” 서지안은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일주일 정도 늦었네. 요즘 좀 졸리기도 하고... 정말 임신했나?” “와! 그러면 맞네요. 저 고모 되는 거예요?” 주서연은 두 손을 마주치며 기뻐했다. “엄마가 알면 엄청 좋아하실 거예요!” 서지안은 황급히 주서연의 손을 붙잡았다.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까 얘기하지 말아 줘. 나중에 확인해 보고 확실해지면 직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