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우는 그 대답에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이제 주현진은 아무것도 아니다.
박시우는 주현진과 서예은이 오랜 시간 사귀었으니 조금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을 보니 그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아무것도 아니면 이제 우리한테 집중해.”
말을 마친 박시우는 바로 서예은의 허리를 잡고 서예은을 안아 들었다.
깜짝 놀란 서예은이 박시우의 목을 안았다.
박시우는 서예은을 안고 침대로 가면서 미소 지었다.
그리고 손가락 끝으로 서예은의 허리를 간지럽히듯 매만지며 바르르 떠는 서예은을 만족스럽다는 듯 쳐다보았다.
방 안의 공기가 점점 후끈거렸다.
...
주현진은 서예은이 전화를 끊은 것을 보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제 서예은은 주현진의 연락을 피하기까지 한다.
설마 아무 감정도 남아 있지 않은 건가?
그 생각에 주현진은 얼른 술을 더 가져오라고 했다.
죽을 때까지 술을 들이부어야 좀 나아질 것 같았다.
서지안이 주현진에게 전화를 몇 번이나 쳤지만 주현진은 받지도 않고 끊어버렸다.
어쩌다가 나온 것인데 서지안의 잔소리에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주현진은 또 술을 들이부었다.
이때 노출 많은 옷을 입은 여자가 주현진을 보면서 걸어들어왔다.
하이힐을 신은 그 여자는 붉은 입술로 미소 지으며 주현진 옆의 의자에 앉았다.
손가락 사이에 얇은 담배를 낀 여자가 연기를 내뱉고 눈으로 주현진을 훑어보았다.
“혼자 마시는 거, 재미없지 않아요?”
여자는 나긋한 목소리로 물으며 호박색 위스키를 밀어놓고 말했다.
“건배해요.”
주현진은 취한 채로 고개를 들었다.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이 클럽 조명을 받아 더욱 섹시하게 보였다.
주현진은 눈앞의 이 여자가 서예은과 조금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속에서 꿈틀거리던 욕망이 치솟았다.
그는 여자를 품에 안고 물었다.
“건배만 할 거야?”
여자는 주현진에게 몸을 맡긴 채 귓가에 속삭였다.
“당연히 아니죠. 오늘 밤, 난 당신 거야.”
어쩌다가 돈 많은 호구를 잡았으니, 여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여자는 주현진을 오랜 시간 관찰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