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화

쓰러졌던 군졸들이 하나둘씩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어느새 선우진을 포위하였다. “벌건 대낮에 관졸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다니!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구나! 당장 이놈을 잡아들여라!” 선두에 선 군졸이 호령하자 그중 한 군졸이 곧장 선우진 앞으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선우진은 기다릴 생각도 없이 그가 가까이 오기도 전에 한 발 차서 바닥에 나가떨어지게 했다. “감히!” 그 모습을 본 선두 군졸은 이내 분기탱천하여 고함을 질렀다. “상인에게 부당한 세금을 부과하고 백성의 피 같은 돈을 갈취하며 도적과 다름없는 짓을 일삼는 너희들이야말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이지.” 선우진은 여느 때처럼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강희진은 단박에 느꼈다. 그는 지금 분노하고 있었다. 곧 이들이 다시 싸움을 벌일 것이라 짐작한 강희진은 주막 주인을 부축해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역시나 선우진의 일갈을 들은 군졸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더니, 남은 군졸들을 이끌고 일제히 달려들었다. 엎치락뒤치락, 이내 이들은 주막 밖까지 나가 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이목을 끌 만큼 소란이 커지자 주위엔 어느새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그때 강희진의 눈매가 번뜩였다. 무언가 이상했다. 선우진의 무예라면 이따위 군졸들을 상대로 이토록 질질 끌 필요가 없었다. 이 싸움을 일부러 길게 끄는 것이 분명했다. 강희진은 그제야 눈치를 채고 곧장 주막 밖으로 달려 나가 구경 중이던 사람들 앞에서 소리쳤다. “부디 누구든지 관아에 알려 주십시오! 이러다 정말 사람이 죽게 생겼습니다!” 그녀는 불안한 눈빛으로 간청하는 연기를 이어갔다. 잠시 뒤, 실제로 관속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강희진이 예견한 대로 선우진은 순순히 붙잡혀갔다. 끝까지 저항 한번 없이 군졸들에게 몸을 맡겼다. “이게 대체...” 주막 주인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강희진은 조용히 웃으며 소매 안에서 은전을 꺼내 주인의 손에 쥐여주었다. “번거롭게 해 드렸습니다. 이 은전은 보답이라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