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거북이 재상은 노발대발한 태자 전하를 보자 또 이태호 때문에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즉시 아첨하는 표정으로 다가가서 웃으면서 말했다.
“전하, 진정하십시오. 혼원성지에서도 서신을 보내왔습니다.”
분을 삭이지 못해 씩씩거리고 있던 오수혁은 혼원성지에서 서신을 보내왔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물었다.
“그래? 무슨 서신이지?”
혼원성지는 중주의 대세력으로 줄곧 요족을 멸시했고 어울리기 싫어서 서신 왕래가 거의 없었다.
이번에 분명히 중요한 일이 있기에 서신을 보내왔을 것이다.
이에 오수혁은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거북이 재상은 혼원성지의 서신을 빠르게 건넸다.
현광을 발산하고 짙은 안개에 뒤덮인 듯한 옥간이 서서히 오수혁의 손에 떨어졌다.
그는 옥간을 받은 후 신식으로 옥간에 적은 내용을 읽었다.
잠시 후에 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면서 비아냥거렸다.
“이태호, 이제 너 살날이 얼마 안 남았어.”
혼원성지의 서신은 다름 아닌 예진기가 보낸 것이었다.
예진기는 성공 전장에서 받은 수모를 언급하면서 동해 비경에서 같이 손잡고 이태호를 포위공격 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옥간의 내용을 다 읽은 후 오수혁은 옆에 있는 거북이 재상에서 말했다.
“혼원 성자에게 내가 제안을 수락했다는 답장을 보내.”
동해 비경은 용족의 구역이라 할 수 있다.
사해용족은 모두 뇌택 요족의 명을 따랐다.
특히 자기는 뇌택 용족에서도 오조금룡의 핏줄을 이은 후계자이고 미래 뇌택의 주인이기에 사해의 요족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오수혁은 이태호가 죽은 장면을 상상하면서 피식 웃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보아하니 나보다 더 조급한 자가 있군.”
...
이와 동시에 중주 경내에 있는 부광성지의 장문과 성자도 이태호를 위한 성왕 경축 의식에 초대한 청첩장과 예진기의 옥간을 동시에 받았다.
부광 성자 정균은 예진기의 서신을 보면서 눈에 묘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요지성지의 금빛 찬연한 궁전 내에서 흰색 장포를 입고 물에서 나온 부용화처럼 아름다운 변청하는 수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