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89화
신전 안, 각 세력의 수장들과 종주들은 눈앞에서 두 사람이 한순간에 피안개로 터져버리는 장면을 보고,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얼어붙었다.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듯한 정적이었다.
북만왕 백가운은 눈을 부릅뜬 채, 공포가 섞인 시선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대제사장 백운산 역시 이태호를 보는 눈빛에 놀라움과 불신을 감추지 못했다.
요지성지의 당대 성주인 임영화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온몸이 얼어붙은 듯 차가웠고 머리칼마저 쭈뼛 설 정도였다.
짧은 침묵 뒤, 장내에서는 전례 없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법명과 홍광, 두 성승이… 죽었다고?”
“말도 안 돼. 두 반선이 반항 한 번 못 하고 당하다니!”
“이건 진선이다! 진선이 아니고서야 반선을 이렇게 마음대로 소멸시킬 수 없어!”
“...”
사실, 태일성지와 뇌음사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은근히 고소해하던 이들도 적지 않았다.
조신이 전락하고 천지대겁이 끝난 뒤, 과거의 9대 성지 가운데 살아남은 곳은 태일성지와 불문 뇌음사뿐이었다.
북해의 야만족과 대리국은 큰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부족이나 국가 형태의 세력이 세계의 패권을 거머쥐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창란 세계의 주인이 결국 태일성지와 뇌음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 여겼다.
특히 뇌음사는 극서 지역에 터를 잡아 이번 대겁에서도 거의 피해를 보지 않았고, 내부 강자 또한 즐비했다.
반선만 해도 세 명이나 되는 명백히 강대한 세력이었다.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극서 지역을 호령하던 법명 성승이 이렇게 허망하게 전락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태호는 신전 안으로 걸어 들어오며, 장내의 반응을 시큰둥하게 훑어보았다.
그리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진선은 모욕할 수 없습니다.”
만약 2년 뒤 예정된 세계 융합이 아니었다면, 이태호 역시 이렇게까지 강경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제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한마디에 신전 안의 성황들과 반선 괴인들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내 모두 고개를

Haga clic para copiar el enlace
Descarga la aplicación Webfic para desbloquear contenido aún más emocionante
Encienda la cámara del teléfono para escanear directamente, o copie el enlace y ábralo en su navegador móvil
Encienda la cámara del teléfono para escanear directamente, o copie el enlace y ábralo en su navegador móv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