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9화

이진아는 다가가 조용히 강현우에게 물었다. “그래서 도대체 왜 술을 마시러 나온 거예요?” 그는 그런 의미 없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강현우는 몸을 기울여 그녀에게 귓속말했다. “올나이트는 사람이 많고 눈도 많아서 곧 내가 살아 있다는 소식이 퍼져나갈 거야.” 심지어 그가 다른 일을 할 필요도 없이 오늘 밤 그가 올나이트에 온 사진이 곧바로 각종 단톡방에 퍼질 것이다. 이진아는 심호흡하고 그의 귀를 꼬집으며 말했다. “현우 씨가 살아 있다는 소식이 퍼져나가면 우리는 곤란해질 거예요. 예전에 현우 씨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서둘러서 저를 공격하러 왔던 사람들이 지금 현우 씨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면 아마 그냥 자포자기해 버릴지도 몰라요. 현우 씨가 그자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아니깐요.” 강현우는 눈을 내리깔고 조금 의아한 어조로 물었다. “무서워?” 그녀는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싸고 말했다. “안 무서워요. 어쨌든 본가에 돌아가면 마주치는 일들이 더 자극적일 테니 미리 이곳에서 손 좀 풀어놓는 것도 좋죠. 하지만 현우 씨는 움직이면 안 돼요. 다 저에게 맡겨요. 저는 몸 좀 풀어야겠어요.” 그녀의 눈빛에 의욕이 넘치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입꼬리를 올렸다. 최근 연애에 실패한 박태호는 두 사람이 그렇게 끈적거리는 것을 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두 사람 요즘 정말 끈적거리는 거 알아? 구석에 던져두면 쥐도 잡겠어.” 유승준은 이 말을 듣고 술을 마시다가 뿜을 뻔했다. “누가 너에게 그렇게 음흉한 말을 가르쳤어?” ‘박태호는 줄곧 우직한 사람이 아니었나?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지?’ 박태호는 눈가가 붉어진 채 손에 컵을 들고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조금 전에 그냥 무심코 한 말인 듯했다. 유승준은 이상하게 생각하며 물었다. “너 왜 그래? 아까 브라운 베이에 있을 때부터 이상해 보이던데 설마 박여진이 결혼이라도 하는 거야?” 그 한마디에 박태호의 어깨가 순식간에 푹 처졌다. 유승준은 몇 마디 더 놀리려 했지만 눈물이 그의 눈에서 흘러나와 바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