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0화

이도영은 기어가듯 앞으로 나아가 넓은 길에 쓰러졌다. 그의 손바닥은 상처투성이였고 뒤를 돌아보니 이진아가 그의 곁에 와 있었다. 이진아는 심호흡하며 말했다. “우리가 너를 얼마나 오랫동안 찾았는지 알아? 그런데 넌 지금 나를 피하는 거야? 너 미쳤어?” 이도영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손에 닿는 막대기를 쥐고 손을 들어 자신의 눈을 찌르려고 했다. 이진아가 막을 틈도 없이 그는 한쪽 눈을 찔렀다. 이진아는 피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눈 뜨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끔찍한 장면이었다.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진아는 온몸이 굳어 버린 채 황급히 앞으로 다가가 그의 손에 있는 막대기를 발로 걷어찼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계속해서 다른 쪽 눈도 멀게 할 것이니 말이다. “너 미쳤어?” 그녀는 화가 나서 재빨리 구급차를 부르고 붉어진 눈으로 그와 함께 차에 탔다. 이도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아프다고 소리치지도 않았지만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눈에서는 계속 피가 흘러나왔다. 수술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을 때도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진아는 밖에서 30분 동안 기다렸다가 의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황급히 의사의 팔을 잡았다. “어떻게 됐어요?” 의사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눈은 적출할 수밖에 없어요. 나중에 의안을 해야 할 거예요.” 이진아는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고 웃으며 말했다. “농담하시는 거죠? 겨우 스무 살이예요.” 의사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수술할 때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제 생각에는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상처가 회복되면 심리 치료사를 찾아주는 것이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자해 행위가 계속될 거예요.” 이진아는 이 짧은 이틀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예전의 이도영은 늘 순박했다. 비록 그녀에게서 처세술과 회사 경영 방법에 대해 배우고는 있었지만 분명 매우 순수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두 눈이 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