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치료사는 어쩔 수 없이 물러 나와 병실 문을 천천히 닫고 그녀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환자분은 치료를 거부하고 있어요. 마음에 심각한 앙금이 있는 것 같은데 스스로 가장 신뢰하는 사람에게 말해주지 않으면 이대로 살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 옆에서 지켜보도록 하고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편안하게 휴양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진아는 머리가 지끈거리고 목이 아파왔다.
최근 이틀 동안 이도영을 잘 지켜보지 못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을 후회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문질렀다.
“알았어요. 근처 요양원으로 보낼게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말을 마치고 난 그녀는 몸을 돌려 병원을 나섰다.
차에 탄 후 그녀는 붉어진 눈으로 앞을 바라보았다.
입안에서 피비린내가 났다.
‘도영에게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거야. 반드시 진상을 밝혀내고야 말 거야.’
그녀는 주지훈에게 전화를 걸어 이도영이 나타난 곳부터 조사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 근처의 감시 카메라는 모두 파손되어 있었다.
그녀는 순간 아마도 뒤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그 무리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녀는 지금 당장이라도 그 무리를 모조리 죽여 버리고 싶었다.
브라운 베이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녹초가 된 기분이었다.
아래층으로 내려온 강현우는 그녀가 혼자 소파에 엎드려 자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발걸음은 멈칫하다가 천천히 다가가 이진아의 옆에 앉더니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그래?”
이진아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몰래 눈물을 훔쳤다.
“여보, 도영이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어요.”
강현우는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끼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
“무슨 일이야?”
오늘 아침까지 사람을 찾고 있던 그녀였다.
이진아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도영은 멀쩡했고, 그녀가 솔라리스에 간 후에 자신을 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정신병자 같았다.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와 관련이 있을 거예요. 나중에 다시 가봐야 해요.”
강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