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화
안으로 들어가 육도훈에게 인사를 마친 뒤, 서지수는 진하늘과 함께 먼저 떠났다. 진민기가 들려준 말은 일단 마음속 깊이 눌러 두었다.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육도훈이 조심스레 물었다.
“형님,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한 거예요?”
“요즘 수혁이 상태가 좋지 않거든.”
진민기가 안경을 밀어 올리며 낮게 말했다.
“형으로서 조금은 거들어야지.”
육도훈은 등골이 오싹했다. 그가 순수한 의미로 거든다는 말을 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형님 뜻대로 지수 씨가 움직일 거란 보장은 없어요. 지금 수혁이랑 관계도 좀 그런 상황이라 분명히 묻지 않을 거예요.”
“묻지 않아도 돼.”
“네?”
“무의식에 씨앗만 심어 두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때가 오면 다 알아서 자라나겠지.”
진민기의 눈빛은 누구도 읽기 어려웠다.
“수혁이가 형님한테 보복하면 어쩌려고요?”
육도훈은 불안했다. 지금껏 형제끼리 싸우면서도 제삼자를 끌어들인 적은 없었으니까. 서지수를 이용하는 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걔가 무슨 수로? 수혁이랑 달리 나는 약점이 없어.”
“집에 모셔 둔 그분은요?”
육도훈이 은근히 꼬집었다.
“여자 하나일 뿐이야. 필요하다면 버리면 돼.”
입술이 달싹였지만 육도훈은 결국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동안 육도훈이 그 여자에게 얼마나 신경 썼는지 알기에 가끔은 진수혁처럼 솔직했으면 싶었다.
이런 의미에서 두 형제는 참 달랐다.
...
진수혁은 서지수가 진민기를 다시 만났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점심 무렵 병원에서 나와 드림 아파트 1801호로 돌아가 샤워로 피로를 씻어 낸 뒤, 머리를 말리고는 열쇠 꾸러미를 꺼내 옆집 서지수의 집 문을 열었다.
같은 시각, 서지수와 진하늘은 육도훈의 집을 떠나 병원행 차에 올랐다.
곧바로 보고가 들어갔다.
[강 비서님, 지수 씨랑 도련님이 병원 쪽으로 향했습니다.]
서지수는 자신이 감시받고 있다는 사실도, 집에 누군가 들어갔다는 사실도 몰랐다.
병원에서 두 시간가량 머문 뒤, 그녀는 진하늘과 함께 나서려 했다.
“지수 씨,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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