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서는 서지수와 진하늘이 병원을 떠났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진수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것은 차가운 기계음이었다.
“현재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갑니다...”
당황한 강현서는 진수혁이 평소 사용하던 다른 번호로 다시 걸었지만 결과는 같았다.
잠시 머리가 텅 비는 느낌이었다.
그는 곧바로 주현민에게 연락해 상황을 물었다.
“지수 씨랑 도련님이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 출발했죠?”
“택시였습니다.”
통화를 마친 강현서는 한동안 고민에 빠졌다. 푸른 아파트 근처에 대기 중인 경호원에게 연락해 진수혁을 깨울까도 생각했지만, 전날 밤을 새운 진수혁의 상태가 떠올랐다.
점심 무렵 마주쳤을 때 겉모습은 평소와 비슷했으나 마음이 복잡해 보였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결국 그는 방해하지 않기로 했다. 서지수는 진하늘과 함께이니 설령 진수혁을 보더라도 큰 다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시각 진수혁은 서지수의 침실 침대에 깨끗한 잠옷 차림으로 누워 있었다.
포근한 이불을 끌어당기며 서지수의 은은한 향기를 들이마셨고, 아담한 방을 한 차례 둘러본 뒤 깊은 잠에 빠졌다.
오후 세 시가 조금 넘어서 서지수는 집에 도착했다.
열쇠로 문을 열며 진하늘의 신발을 꺼내 주다가 말을 꺼냈다.
“이따가 들어가서 먼저 좀 쉬...”
그 말은 중간에서 끊겼다.
현관 한쪽에 처음 보는 남자용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
진하늘이 그녀를 올려다보며 속삭였다.
서지수는 검지로 아이의 입가를 가리키고 거실을 천천히 훑어봤다. 사람이 보이지 않자 진하늘과 함께 조용히 뒤로 물러나 문을 닫았다.
“왜 그래요?”
진하늘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낯선 사람이 우리 집에 들어온 것 같아. 일단 아래로 내려가자.”
서지수는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
“어떻게 알아요?”
“신발장 옆에 낯선 남자 슬리퍼가 있었거든.”
잠시 생각하던 진하늘이 고개를 들었다.
“그거 아빠 거예요.”
“...정말?”
“네. 지난번에 집사 아저씨가 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