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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분이 아직 풀리지 않은 서지수는 발끝에 더 힘을 주어 진수혁의 허벅지를 한 번 더 꾹 비벼 눌렀다. 진수혁은 넓고 단단한 손으로 그녀의 발목을 덥석 움켜잡았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서지수는 본능적으로 발을 빼려 했지만 빠지지 않자, 그대로 둔 채 다른 발을 번쩍 들어 그의 두 다리 사이로 내리찍었다.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과 빠르고 정확한 움직임에, 진수혁은 정말 맞으면 인생 끝이란 걸 깨달았다. 그는 황급히 발목을 놓고 몸을 비켰다. 쿵! 서지수의 발이 허공을 헛디디며 침대에 떨어져 묵직한 소리를 냈다. 진수혁은 홍조가 어린 그녀의 발등을 한참 바라보다가, 곧 화가 풀리지 않은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전혀 봐줄 생각이 없는 힘이네.’ “뭘 그렇게 봐?” 서지수가 사뭇 담담하게 쏘아붙였다. “네가 함부로 손부터 대지만 않았으면 이런 일 없었어.” 진수혁은 아무 대꾸도 없이 천천히 침대를 내려와 신발을 신고 방을 나섰다. 그가 무표정할수록 서지수의 불안은 커졌다. 이런 때 그는 언제나 되갚을 궁리를 하니까. “그리고 여긴 내 집이야.” 서지수는 거실로 따라 나오며 또박또박 말했다. “내 허락도 없이 들어온 건 명백한 불법침입이라고.” 진수혁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돌아섰다. 그의 표정에 서지수는 심장이 떨렸다. 그래도 겉으로는 덤덤한 모습을 일관했다. “내 말 틀렸어?” “네 말이 옳다면...” 진수혁의 목소리는 느긋했지만 눌러오는 기운이 훨씬 짙어졌다. “왜 그렇게 불안해해?” 서지수는 붉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신고할 거야?” 진수혁이 또박또박 물었다. “...” 이혼 진행 중인 두 사람이라도 신고할 수 있다. 하지만 진수혁이라면 수많은 방법으로 정당한 이유를 만들어 낼 게 뻔했다. 경찰을 부르면 오히려 자신이 불리해질 뿐이다. “신고 안 할 거면 물 한 컵 줘.” 그는 전혀 미안해하지도 않았다. “없어.” 서지수는 단칼에 잘랐다. 진수혁은 말을 잇지 않았다. 충전해 둔 휴대폰을 켜고 화면을 살핀 뒤, 곧바로 저녁 식사를 가져오라 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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