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아버지한테 물어보라고 했어요.”
서지수가 서승준의 말을 받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승준은 온몸에 날카로운 기운을 두르고 있었다. 결국 모든 말을 한 문장으로 갈무리했다.
“그 사람 누구야?”
서지수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서승준이 답하지 않으면 서지수도 어떤 정보도 주지 않겠다는 태도가 분명했다.
“허지영이지?”
서승준은 가장 유력한 이름부터 짚으며 서지수의 얼굴을 세심히 살폈다.
“맞지?”
“이모도 알고 있어요?”
서지수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 반응을 보고 서승준은 자신의 추측이 빗나갔다고 여겼다. 만약 허지영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은 왜 서지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 목적은 무엇일까?
“이모가 무엇을 알고 있는데요?”
서지수가 다시 물으면서 틈을 주지 않았다.
서승준은 숨을 고르며 격한 감정을 꾹 눌렀다.
“궁금하면 직접 가서 물어봐.”
이쯤 되자 서지수는 더 캐물어도 소득이 없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서지수에게 중요한 것은 허지영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그 한 가지뿐이었다.
“직접 확인할 거예요. 그리고 아버지랑 엄마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반드시 밝힐 거예요.”
서지수는 마음이 뒤엉켜 더는 머물지 않고 몸을 돌렸다.
신재호가 시선을 거두고 곧장 따라붙었다.
신재호는 서지수의 곁으로 다가서 발을 맞추며 자연스럽게 물었다.
“더는 안 물어?”
“물어봐도 말 안 할 거야.”
서지수가 조용히 대답했다.
“내가 도와줄 수도 있어.”
신재호가 제안했다.
“방금 아빠 표정 봤지? 네가 어떻게 압박해도 말하고 싶지 않은 건 한 글자도 말 안 할 거야. 괜히 힘 빼지 마.”
서지수는 아버지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신재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차에 올랐다. 창밖을 바라보는 서지수의 얼굴에는 근심이 어려 있었다. 신재호가 조심스레 물었다.
“지금 병원에 가서 어머님 뵐 거야?”
“나 혼자 가도 돼.”
서지수는 아무 반응이 없어도 어머니의 곁에 있고 싶었다.
신재호가 시동을 걸었다.
“같이 갈게.”
그 뒤로 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