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그 말 엄마가 깨어난 다음에도 똑같이 할 수 있어요?”
서지수의 눈빛이 한층 차가워졌다.
서승준은 잠시 시선을 피하다가 그건 자신답지 않다는 듯 다시 고개를 치켜세웠다.
“왜 못 해?”
서지수는 눈을 떼지 않았다. 그 시선에 서승준은 묘한 불안을 느꼈다.
“나 빨리 여기서 나갈 수 있게만 해 줘. 그러면 네가 묻는 건 전부 대답해 줄게.”
그는 이런 식으로 화제를 돌리려 했다.
“안 그러면 어느 날 기분 나쁠 때, 네가 배은망덕하다는 얘기를 세상에 퍼뜨릴 수도 있어.”
“하고 싶은 대로 해요.”
서지수가 단호히 맞받았다.
“제가 배은망덕하다는 소리가 더 많을지, 아빠가 엄마 등골 빼먹으며 빌붙어 살았다는 소리가 더 많을지 한번 보죠.”
그 말에 서승준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뭐라고?!”
“엄마가 아니었으면 해원 그룹은 애초에 없었잖아요.”
서지수는 허지영에게 들은 말을 시험 삼아 꺼냈다.
“저한테 쓴 돈도 결국 엄마가 회사를 세워 준 대가였던 거고요.”
신재호는 눈을 껌벅이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서승준의 시선도 서지수에게 박혔다.
‘얘가 어떻게 이 얘기를 알지?’
그와 서수민만의 약속을 아는 사람은 손에 꼽힌다. 서수민은 아이에게 절대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었다.
“누가 말했어?”
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서지수는 허지영의 말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직감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왜 엄마는 아빠와 결혼했고, 왜 자식까지 엄마 몫의 돈으로 키워져야 했던 거냐는 의문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대답해!”
서승준이 성을 냈다.
“아빠랑 엄마, 도대체 어떤 거래를 하신 거예요?”
“그 얘기 누구한테 들었는지 말하라고 했잖아!”
서승준은 조금 전의 태연함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렸다.
“이 일은 나랑 네 엄마 빼고는 아는 사람이 다섯도 안 돼!”
혼전 계약서를 맡았던 변호사, 계약 진행을 도운 직원, 서수민의 친구. 이들이 그 계약 내용을 아는 전부다.
해원 그룹을 함께 세웠던 두 명의 초기 파트너만이, 서수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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