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화
“오케이.”
고준석은 시원스레 수락한 뒤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덧붙였다.
“영상 몰래 켜서 실시간으로 보여 줄까?”
돌아온 건 진수혁이 전화를 끊는 뚝 소리였다.
고준석은 혀를 차면서도 곧바로 일을 지시했다.
바 안에서.
서승준은 작업복을 입고 허리를 숙여 잔을 닦고 있었다. 한껏 구겨진 표정 위로 불만이 그대로 드러났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서지수는 복잡한 감정 속에서도 동정까지 하지는 않았다.
“서승준 씨, 찾는 사람 있어요.”
바 매니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서승준의 눈에 한 줄기 살기가 번쩍했으나, 고개를 든 순간에는 이미 평정을 되찾았다.
“누군데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가에 서 있는 서지수와 신재호가 보였다. 그의 손길이 잠시 멎었다.
“여기는 작업 구역이라 대화는 옆방에서 해 주세요.”
바 매니저는 미리 도청 장치를 심어 둔 방을 가리켰다.
“빈방이라 아무도 없습니다.”
“네.”
서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셋은 나란히 옆방으로 이동했다.
서승준은 앞치마를 벗어 휙 던지고, 찌푸린 미간으로 신재호를 훑어본 뒤 서지수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내일 오라고 했잖아. 왜 오늘 왔어?”
“물어볼 게 있어서요.”
서지수는 돌려 말하지 않았다.
서승준은 코웃음을 치며 낮게 씩씩거렸다.
“대답하고 싶지는 않군.”
서지수는 묵묵히 그를 노려보았다.
문가에 기대선 신재호는 팔짱을 낀 채 상황을 관찰했다.
“나를 여기서 꺼내 주면, 그때 네가 묻는 걸 전부 답해 주마. 그게 아니면 얘기는 없어.”
서승준은 지난번 미끼를 다시 꺼냈다.
“계속 그렇게 입 다물고 있어도 돼요. 그만큼 여기서 평생 지내게 할 방법이 많아지니까요.”
신재호가 느긋하게 받아쳤다.
서승준이 몸을 벌떡 세웠다.
“네가 감히 그럴 수 있을까?”
“해 보실래요?”
신재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맞받았다.
서승준의 눈빛이 칼날처럼 번뜩였지만 배후를 생각해 섣불리 나서지 못했다. 신씨 가문은 만만치 않은 기반을 지닌 명문가였으니, 괜히 정면충돌했다가는 손해가 더 컸다.
결국 화살은 서지수 쪽으로 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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