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5화

진성규는 진수혁에게서 온 메시지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지만 결국 모른 척하기로 했다. 이번에 직접 나서는 사람은 서승준이니, 진수혁이 화풀이를 하더라도 서승준에게 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 뒤로 하루 동안 모두 자기 일에 매달렸다. 서지수는 아직 진수혁의 상처 주는 말들을 다 잊지 못했는데, 그 와중에 서승준이 연락해 왔다. 전에 그녀가 묻던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해 주겠다고 했지만 조건이 있었다. 혼자서만 만나러 오라는 것이다. “싫어요.” 서지수는 고민도 없이 거절했다. 그녀도 엄마와 서승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예전에 그가 돈을 뜯으려고 위협했던 일을 잊지 않았다. 혼자라면 목숨 걸고 맞서겠지만, 의식이 돌아올 엄마와 해맑은 진하늘을 생각하면 무턱대고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 “안 오면 병원 가서 네 엄마 볼 거다.” 서승준은 요즘 진성규와 김진희의 든든한 지원을 얻었다고 착각해 배짱이 커져 있었다. 그는 진성규와 김진희가 사실 껍데기뿐이라는 걸 몰랐다. 약속받은 이익은 결국 허상이라는 것도 말이다. 서지수는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을 줬다. 법적으로 서승준과 엄마는 아직 부부다. 사고가 너무 갑작스러워 이혼 절차를 밟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그가 병원에 들이닥치면 진수혁 쪽 사람이 막아도 큰 효과가 없다. 서승준은 아내의 면회를 막는다고 경찰을 불러 문제를 키울 수 있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네 엄마랑 모범 부부야.” 서승준은 위협을 이어 갔다. “경찰이 주변 사람 몇 명만 만나도 내가 너희한테 얼마나 잘했는지 알걸?” “정말 잘했다면 사고 난 지 4, 5년 동안 한 번도 안 와 봤을까요?” 도망치듯 돈을 챙겨 사라진 건 온 가족만 아는 사실이었다. 지난 세월 서승준은 단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다. 잠시 말이 막힌 서승준에게 서지수가 쐐기를 박았다. “지난번에 저한테 돈 달라고 협박했을 때 녹음도 해 놨어요. 경찰한테 들려줄까요?” “그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잖아!” 궁지에 몰린 서승준은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