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화

정예원은 큰 충격을 받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제 넘겨주시겠어요?" 강현서는 진수혁의 혼인관계 증명서를 다시 품에 넣으며 여전히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그런데..." 정예원은 입 밖으로 나온 말을 삼키고 의심 어린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지수 씨가 정말 대표님의 아내라면 왜 술자리에서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던 거죠?" 강현서는 주저 없이 거짓말을 지어냈다. "사모님께서는 일적으로 간섭받는 걸 싫어하십니다. 그래서 일부러 대표님과 거리를 두는 거고요." 정예원은 그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고 좀처럼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믿지 못하시겠다면 사모님과 대표님의 채팅 기록을 보시죠." 강현서는 이 모든 걸 예상하고 준비한 진수혁의 탁월한 예지력에 혀를 내둘렀다. "지문으로 잠금 해제 가능하니 직접 확인하세요." 이렇게 나오니 정예원은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서지수를 강현서에게 넘기기 전에 그녀는 당사자의 의사를 물었다. "지수 씨, 대표님께서 모시러 오셨는데 가실 건가요?" "가..." 서지수의 머릿속에는 아직 약간의 의식이 남아 있었고 진수혁의 협박을 기억했다. 만약 지금 거절하면 진수혁은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호텔 방까지 찾아올 게 분명하다. 서지수는 사람들에게 자신과 그의 관계를 알리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그들은 곧 이혼할 테니까. 서지수가 동의하는 것을 보고 정예원도 굳이 붙잡아 두지 않았다. 하지만 강현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니 서지수를 직접 그에게 넘기는 게 아니라 그와 함께 진수혁의 호텔 방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고마워요." 진수혁의 이 말은 진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어쩌면 정예원의 배려를 알아챘을지도 모른다. "많이 취하셨어요. 해장국이라도 먹으면 좋을 텐데...” 정예원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한 마디 덧붙였다. "프런트에 주문하거나 누군가를 시켜 사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진수혁은 이런 일에 꽤 인내심이 있었다. "알겠어요." 정예원은 입을 열었다가 서지수를 한 번 보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