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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2화

엄혜정은 육성현의 말을 듣고 말했다. “인연이라고 해도 악연이야.” ‘나도 참 비참하지. 분명 더 좋은 운명을 누릴 수 있었는데 하필이면 이런 사람한테 찍혀서 지금은 몸과 마음에 금이 간 채 그늘로 가득찼어.’ “염씨 저택으로 돌아가 날 벗어나려고? 나는 네가 그렇게 천진난만한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육성현은 엄혜정의 신분을 알고도 조금도 변한 게 없었다. “네가 염씨 부부의 딸이라는 걸 공개하는 건 나도 동의해. 그러면 염씨 가문에도 사위가 생기는 거고 육씨 가문과 염씨 가문이 혼인을 맺어 모두 기쁜 일이 되겠지.” 엄혜정은 육성현의 인간성이 없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갈 길이 없다는 걸 알고 말했다. “이제 내가 염씨 부부의 딸이니 네가 원하는 건 다 만족시켜 줄 게. 그러니까 날 풀어주면 안 돼?” “넌 내가 지금 뭐가 부족해 보여?” 육성현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일어나서 건장한 몸으로 엄혜정을 뒤덮었다. “지금은 너 말고 아무도 날 만족시킬 수 없어.” “육성현, 저리 가…… 윽!” 육성현은 엄혜정의 부드러운 입술에 힘껏 키스했다. 마치 입술이 터져야 만족할 것만 같았다. “윽…… 육…….” 육성현은 엄혜정을 호화주택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엄혜정의 핸드폰을 포함한 모든 물건이 염씨 저택에 있어서 조영순이 전화를 해도 연락할 수 없었다. 육성현은 그녀가 염씨 저택에 가는 걸 막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가 말한 것처럼 염씨 가문에는 사위가 한 명 늘어나는 거니까. 하지만 엄혜정은 아직 갈 용기가 없었다. 가족을 찾은 정서가 그녀를 진정하지 못하게 했다. 모든 게 마치 꿈만 같았다. 비록 염씨 저택에 돌아가진 않았지만 엄혜정의 마음속은 기뻤다. 왜냐하면 가족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애초에 버려진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보다 그녀를 더 기쁘게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심지어 육성현에게 받은 고난조차도 가볍게 느껴졌다. ‘이게 바로 가족이 있는 것과 없는 차이인가?’ 가정부는 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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